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을 제치고 올해 선박 수주량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상반기 혹독한 수주 가뭄을 겪었지만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싹쓸이 수주하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지난달 이후 85척 113억달러(약 12조5000억원)어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약 40만 대의 중형 자동차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이 기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70% 이상을 쓸어 담았다. 연말 들어 선박 발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물동량이 하반기 급증하면서 해외 선사들이 주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뺏겼던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했다. 글로벌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선박 수주량은 지난 21일 기준 중국 72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한국 661만CGT, 일본 138만CGT 순이다. 한국이 21일 이후 사흘 새 LNG 운반선 17척을 포함해 최소 150만CGT를 수주한 것을 반영하면 역전이 확실시된다. 이 기간 중국은 LNG선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351만CGT를 수주하며 한국(118CGT)과 격차를 두 배 이상으로 벌렸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수주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선박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