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와의 '새 케미' 형성에 이목…남북관계 교두보 역할론도 대두
도쿄올림픽이 남북미일 관계 '기회의 창'…코로나 사태는 변수
[2021전망] 북한, 당대회로 다시 '5년 청사진' 짠다…대화의 문 열릴까
북한이 새해를 여는 1월에 노동당 제8차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대회에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비롯한 내부 목표는 물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향방을 가늠할 대외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린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새로운 '케미'(케미스트리·궁합)를 형성할 수 있을지 여부다.

북한은 북미 관계를 고려한 듯 바이든 당선 전후로 대미 메시지를 삼가고 유보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장 뚜렷한 대미 메시지를 내놓기보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살핀 뒤에나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부터 경제 회복,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문제까지 산적한 이슈를 해결해야 하면서 대북 정책을 우선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북미관계 개선에 소극적으로 나올 경우 북한이 무력도발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전망] 북한, 당대회로 다시 '5년 청사진' 짠다…대화의 문 열릴까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를 풀어나가는 교두보가 돼야 한다는 역할론이 대두된다.

남북관계가 현재는 얼어붙었지만, 양측의 필요 속에 내년에는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우선 북한이 당대회를 통해 남측에 유화적인 손짓을 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친서를 보냈던 점이나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를 언급한 것, 공무원 피살 후 김 위원장의 사과를 담은 통지문을 보내왔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대남 메시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미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한국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기를 바랄 것"이라며 "당대회를 통해 연락 채널 복원,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남북 간 대화 제의까지도 나올 수 있고 통일 방안 언급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남은 임기 내에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절실한데다가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동맹을 강조하고 있어 중재자 역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2021전망] 북한, 당대회로 다시 '5년 청사진' 짠다…대화의 문 열릴까
남은 변수는 코로나19 방역이다.

북한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걸어 닫고 외부의 지원도 불허한 상태다.

코로나 유행이 종식되기 전에는 실질적으로 북한과 얼굴을 맞대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가 보건 협력을 내걸고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북한이 지원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북한은 올해 수해로 남측이 인도적 협력 의사를 밝혔을 당시에도 '외부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여기에다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우방으로부터 백신을 수급받을 여지가 있다.

다만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한이 남측의 지원을 마다할 이유도 사라진다.

코로나19 사태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이 '기회의 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일연구원은 2021년 정세 전망에서 도쿄올림픽 시기와 겹치는 5∼9월이 남북·북미 관계의 '골든타임'이라고 제언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부터 북핵 6자회담, 김정은 위원장 초청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어떤 식으로든 성사만 된다면 복잡다단한 남북미일 관계를 한 번에 푸는 묘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