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 보행길 확장 공사가 연내 마무리된다. 지난 7월 말 착공 이후 5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신호 조정 등을 통해 우려했던 공사 구간의 교통정체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근 도로로 차량이 우회하며 도심 전 구간으로 교통정체가 번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람숲길'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일 임시 개통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세종대로사거리부터 숭례문교차로를 거쳐 서울역 교차로로 이어지는 1.5㎞ 구간이다. 이번 공사로 세종대로의 기존 9~12차로는 7~9차로로 줄어들고, 차도가 줄어든 자리에는 서울광장(6449㎡)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보행공간(1만3950㎡)이 생긴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도 조성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7월 착공 이후 현재 공정률은 93%"라며 "내년 초부터 시민에게 임시 개방하고, 보도정비를 완료해 내년 4월 정식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람숲길 착공 전 우려했던 교통정체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오전 7~9시와 오후 5~7시 출퇴근 시간대 세종대로 통행속도는 지난해 평균 시속 21.6㎞에서 공사로 인해 차로 축소된 11월 첫째 주(평일 기준) 평균 20.7㎞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호 체계 개편을 통해 12월 셋째 주에는 통행속도가 22.2㎞로 올라와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신호 체계 개편이란 도심으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와 교차로의 신호를 조정해 도심 방향으로 들어오는 차량 유입을 줄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통행속도를 기준으로 교통정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교통정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종대로를 피해 이동 동선을 다른 방향으로 틀면서 통행속도가 유지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인근 다른 도로로 교통정체가 번지는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민들의 바깥 활동이 줄어 차로가 줄어들었음에도 통행속도가 예년 수준으로 유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서울 주요 도심지역인 녹색교통진흥지역의 교통량은 지난 1~7월 75~80만 대에서 8월 이후 73~79만 대 수준으로 약 3% 감소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