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넘어서자 증권사들은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차트 전문가들은 아직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았고, 2700~2800선에서 횡보하다가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1.7% 오른 2806.86에 마감했다. 많은 증권사가 단기 조정을 예상했지만 2800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에 대해 차트 전문가들은 이동평균선 수렴확산지수(MACD) 등 기술적 지표로 매도 시그널이 나왔지만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 추세를 나타내는 ‘7일 이동평균선’과 중기 추세를 보여주는 ‘15일 이동평균선’이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주가가 하락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중장기 추세선인 ‘60일 이동평균선’이 견조하게 올라오는 것은 그만큼 매수세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가 밀리기에는 매수의 힘이 강하게 받쳐주고 있다”며 “코스피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당분간 횡보를 지속하다가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이 변하는 시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매패턴이 변할 때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를 계기로 추세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움직임이다. 외국인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5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차익실현 정도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졌는데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으면 상승 가능성이 높고, 변동성이 커지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만약 ‘확산형 삼각형’ 패턴이 나타나면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확산형 삼각형이란 그래프가 위아래로 확산하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모양이다. 투자심리가 감정에 의해 좌우되고,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많아질 때 나타난다. 주로 상승장이 끝날 때 이런 패턴이 관찰된다.

윤 센터장도 “내년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처럼 추세(상승 또는 하락)가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변수로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윤 센터장은 “보통 물가 상승 기대가 생길 때 주가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