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처럼 따뜻한 '마스크 감동'…'치노애락'의 순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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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시스 BBQ·한경 공동주최
제1회 BBQ 29초영화제
윤주훈 감독, 일반부 대상 영예
'좋은사람…' 코로나 극복 응원
청소년부 대상엔 허정현 감독
'치큐치큐…' 점토인형 활용 눈길
총 821편 출품…올해 가장 많아
수상작 16편에 2000만원 상금
제1회 BBQ 29초영화제
윤주훈 감독, 일반부 대상 영예
'좋은사람…' 코로나 극복 응원
청소년부 대상엔 허정현 감독
'치큐치큐…' 점토인형 활용 눈길
총 821편 출품…올해 가장 많아
수상작 16편에 2000만원 상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킨 배달 주문이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난 요즘. BBQ치킨 배달원이 아파트 단지를 분주히 뛰어다닌다. 가는 곳마다 주문한 사람들이 배달원에게 ‘힘내시라’는 응원과 함께 마스크를 선물한다. 배달원은 감동을 받으며 다음 배달 장소로 향한다. 벨을 누르자 주문자는 “계산했으니 문 앞에 두고 가라”고 말한다. 이와 동시에 안에서는 기침하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 자가격리자? 코로나19 의심환자?’ 배달원은 이런 불안한 생각 대신 치킨을 담은 비닐봉투 안에 자신이 받았던 마스크를 넣어둔다. 뿌듯한 마음으로 배달원이 돌아가자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좋은 사람, 좋은 치킨.”
제1회 BBQ 29초영화제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윤주훈 감독의 ‘좋은 사람 좋은 치킨’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배달 수요와 자가격리 상황을 잘 엮어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만은 식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코로나19와 연계해 현시점의 상황을 감성적으로 잘 접근해 영상에 반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제너시스BBQ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29초영화제 사무국’이 주관한 제1회 BBQ 29초영화제 수상작이 지난 24일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올해 처음 열렸는데도 많은 작품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영화제 주제는 ‘치노애락’. 치킨 때문에 겪을 수 있는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황당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821점이 접수됐다. 올해 열린 각종 29초영화제 가운데 가장 많은 출품작 수다. 이 중 일반부 8편, 청소년부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허정현 감독(안양예고)의 ‘치큐치큐치큐(치킨은 비비큐)’가 차지했다. 줄임말 ‘치큐’를 외치는 아이. 하지만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다른 음식을 연달아 가져다주는 엄마. 결국 엄마는 아이가 ‘BBQ치킨’을 말하는 것을 알아채고 배달을 시킨다. 하지만 엄마가 치킨을 더 많이 먹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해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과 같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점토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촬영해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완성해 재미를 더했다. 심사위원들은 “스톱 모션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사로잡은 데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담아냈다”고 호평했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내 마음이 들리니’를 제작한 곽은비 감독에게 돌아갔다. 치킨을 앞에 두고 두 남녀가 열렬히 대화한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치킨들이 갑자기 속내를 털어놓는다. 닭다리가 “당연히 날 제일 먼저 먹겠‘다리’~”라고 외치자 이어 닭날개는 “‘날개’속(날 계속) 쳐다보는 거 안보‘윙’?(안 보여?)”이라고 반박한다. 그러자 퍽퍽한 닭가슴살이 “네가 ‘퍽’이나 픽업되겠어?”라고 반박한다. 남자가 집어든 것은 그처럼 자신만만한 부위들이 아니라 옆에 있던 신제품 ‘치즈볼’. 치킨 각 부위를 의인화한 기발함에 절묘한 언어유희까지 더해져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땡큐 비비큐’를 제작한 전주 영생고의 나은찬 감독이 받았다. 친구들과 치킨을 먹을 때마다 닭다리를 두고 싸우던 동민이는 어느 날 닭다리만 있는 메뉴를 주문한다. 그리고는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돼서 고맙다며 먹기 전 미리 비비큐로 감사 편지를 쓴다. 과연 동민이는 친구들과 안 싸울까. 하나의 닭다리라도 더 먹기 위한 친구들과의 싸움은 격렬하다. 동민 몫으로 남은 닭다리마저 친구들이 먹으려하자 동민이는 편지를 내팽개치면서 달려간다. 은은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차분하게 들리는 내레이션과는 반대로 글을 쓰는 동민의 뒤편에서는 한 조각의 치킨이라도 더 먹으려는 친구들의 격렬한 상황이 절묘하게 교차된다. 웃음과 재미의 포인트를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예정됐던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취소됐다. 대신 ‘29초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수상자를 발표했다. 일반부 대상 400만원, 청소년부 대상 150만원 등 수상자 16팀에 총 2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제1회 BBQ 29초영화제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윤주훈 감독의 ‘좋은 사람 좋은 치킨’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배달 수요와 자가격리 상황을 잘 엮어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만은 식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코로나19와 연계해 현시점의 상황을 감성적으로 잘 접근해 영상에 반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제너시스BBQ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29초영화제 사무국’이 주관한 제1회 BBQ 29초영화제 수상작이 지난 24일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올해 처음 열렸는데도 많은 작품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영화제 주제는 ‘치노애락’. 치킨 때문에 겪을 수 있는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황당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821점이 접수됐다. 올해 열린 각종 29초영화제 가운데 가장 많은 출품작 수다. 이 중 일반부 8편, 청소년부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허정현 감독(안양예고)의 ‘치큐치큐치큐(치킨은 비비큐)’가 차지했다. 줄임말 ‘치큐’를 외치는 아이. 하지만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다른 음식을 연달아 가져다주는 엄마. 결국 엄마는 아이가 ‘BBQ치킨’을 말하는 것을 알아채고 배달을 시킨다. 하지만 엄마가 치킨을 더 많이 먹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해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과 같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점토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촬영해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완성해 재미를 더했다. 심사위원들은 “스톱 모션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사로잡은 데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담아냈다”고 호평했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내 마음이 들리니’를 제작한 곽은비 감독에게 돌아갔다. 치킨을 앞에 두고 두 남녀가 열렬히 대화한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치킨들이 갑자기 속내를 털어놓는다. 닭다리가 “당연히 날 제일 먼저 먹겠‘다리’~”라고 외치자 이어 닭날개는 “‘날개’속(날 계속) 쳐다보는 거 안보‘윙’?(안 보여?)”이라고 반박한다. 그러자 퍽퍽한 닭가슴살이 “네가 ‘퍽’이나 픽업되겠어?”라고 반박한다. 남자가 집어든 것은 그처럼 자신만만한 부위들이 아니라 옆에 있던 신제품 ‘치즈볼’. 치킨 각 부위를 의인화한 기발함에 절묘한 언어유희까지 더해져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땡큐 비비큐’를 제작한 전주 영생고의 나은찬 감독이 받았다. 친구들과 치킨을 먹을 때마다 닭다리를 두고 싸우던 동민이는 어느 날 닭다리만 있는 메뉴를 주문한다. 그리고는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돼서 고맙다며 먹기 전 미리 비비큐로 감사 편지를 쓴다. 과연 동민이는 친구들과 안 싸울까. 하나의 닭다리라도 더 먹기 위한 친구들과의 싸움은 격렬하다. 동민 몫으로 남은 닭다리마저 친구들이 먹으려하자 동민이는 편지를 내팽개치면서 달려간다. 은은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차분하게 들리는 내레이션과는 반대로 글을 쓰는 동민의 뒤편에서는 한 조각의 치킨이라도 더 먹으려는 친구들의 격렬한 상황이 절묘하게 교차된다. 웃음과 재미의 포인트를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예정됐던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취소됐다. 대신 ‘29초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수상자를 발표했다. 일반부 대상 400만원, 청소년부 대상 150만원 등 수상자 16팀에 총 2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