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00억 들여 짓던 신한울 3·4호기, 내년 2월 '고철' 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가 신한울 3·4호기를 전력 공급원에서 배제하고 탈(脫)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내용을 담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28일 확정했다. 신한울 3·4호기는 문재인 정부 들어 건설이 무기한 중단됐고 내년 2월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된다. 신한울 3·4호기는 내년 2월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의 설비용량은 올해 35.8GW(58기)에서 2034년 29.0GW(37기)로 감소한다. 원전 설비용량은 현재 23.3GW(24기)에서 2034년 19.4GW(17기)로 축소된다. 반면 태양광·풍력은 현재 20.1GW에서 2025년 42.7GW, 2034년 77.8GW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서울 면적에 육박하는 태양광·풍력 발전설비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도 올해 41.3GW에서 2034년 59.1GW로 늘린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의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되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원전 폐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합법적으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의 매몰 비용은 두산중공업의 기기 사전제작 비용(4927억원)과 토지 매입비 등을 합쳐 79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를 계획에서 배제한 이유에 대해 “언제 건설이 재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계획에 넣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무기한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 많다.
다만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는 이번 계획에 일부 반영됐다. 산업부는 2034년까지 전기차 확산으로 1.0GW의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으로 인한 절감분(14.8GW) 등을 감안하면 전체 전력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개최 14일 전 산업부와 전력거래소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는 등 법적인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청회 질의서도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사전 접수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신한울 3·4호기 투입비용 7900억원 허공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세우는 15년 단위 행정계획이다. 정부가 28일 전력정책심의회에서 확정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지난 15일 공개했던 정부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2034년까지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태양광·풍력을 대폭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새로 지어 보완한다. ▶본지 12월 16일자 A1, 13면 참조이에 따라 석탄발전의 설비용량은 올해 35.8GW(58기)에서 2034년 29.0GW(37기)로 감소한다. 원전 설비용량은 현재 23.3GW(24기)에서 2034년 19.4GW(17기)로 축소된다. 반면 태양광·풍력은 현재 20.1GW에서 2025년 42.7GW, 2034년 77.8GW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서울 면적에 육박하는 태양광·풍력 발전설비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도 올해 41.3GW에서 2034년 59.1GW로 늘린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의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되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원전 폐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합법적으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의 매몰 비용은 두산중공업의 기기 사전제작 비용(4927억원)과 토지 매입비 등을 합쳐 79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를 계획에서 배제한 이유에 대해 “언제 건설이 재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계획에 넣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무기한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 많다.
탄소중립·4차산업혁명 대비는 뒤로 미뤄
정부는 '2050 탄소중립'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기 수요 증가에 대한 대책은 2년 뒤 다음 계획에서 수립하기로 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대책은 관련 법 및 범정부 차원의 계획이 마련된 뒤 다음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다만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는 이번 계획에 일부 반영됐다. 산업부는 2034년까지 전기차 확산으로 1.0GW의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으로 인한 절감분(14.8GW) 등을 감안하면 전체 전력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계 "날치기" vs 산업부 "적법 절차"
에너지학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신한울 3·4호기를 서둘러 취소하기 위해 계획을 날치기로 확정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여건 변화가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고, 정부가 지난 24일 공청회를 통해 전달받은 의견도 최종안에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정책심의회의 한 위원은 "산업부가 일요일인 회의 전날 밤 9시께 위원들에게 회의 안건을 이메일로 보냈다"며 "의견 수렴은 요식행위고 결국 정부 뜻대로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산업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개최 14일 전 산업부와 전력거래소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는 등 법적인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청회 질의서도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사전 접수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