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생필품 '반값'에 쏜다, 창사 이래 최대 행사

편의점 이마트24가 내년 1월 한 달간 생필품 및 주류 등 1930종에 대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새해 7일 동안엔 봉지 라면을 브랜드와 상관없이 ‘반값’에 판매한다.

편의점이 이처럼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8일 이마트24 관계자는 “2017년 8월 이마트24 브랜드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라며 “편의점이 대략 3000~4000종의 상품을 취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게 잡아도 이마트24 상품 2개 중 1개를 행사 상품으로 판매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판촉비는 점주 부담없이 전액 이마트24에서 지출될 예정이다.

할인 품목은 즉석밥 등 먹거리를 비롯해 청소·위생·생활 용품 등 생필품 중심이다. 1월1~7일엔 ‘7일장’이란 콘셉트로 봉지면 전 상품에 대해 현대카드 결제 시 결제 금액의 50%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즉석밥, KF94 마스크, 다우니 세제, 맥주, 와인, 건전지, 타이즈 등 100여 종의 상품도 ‘7일장’ 동안 ‘1+1’, ‘2+1’ 등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24가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에 나서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생필품 수요가 급증해서다. 이달 1~23일 주요 생필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일명 냉삼(냉동삼겹살) 열풍에 냉동육 매출 증가율은 286%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 위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넘어서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24 매장 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5301개다. GS25는 약 1만5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원이나 유흥 밀집 지역에 있는 편의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마트24가 대규모 판촉비를 지출하는 것은 점주와의 상생 차원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트레이더스를 포함해 ‘맏형’인 이마트와 SSG닷컴이 코로나19가 촉발한 ‘집콕 소비’의 수혜주로 부상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나 SSG닷컴은 시쳇말로 마케팅을 굳이 하지 않아도 매출이 계속 올라가는 중”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마케팅 비용을 이마트24에 몰아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