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전국 봉쇄에 돌입했다. 이번이 세번째다. 이스라엘은 연말 연초를 기해 대거 봉쇄조치를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적극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3차 전국 봉쇄에 들어갔다. 이번 봉쇄 조치에 따라 비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폐쇄된다. 국민들은 의료 목적의 이동 등 중요한 이유가 없이는 자택에서 반경 1㎞ 밖으로 외출이 제한된다. 대중교통도 멈춘다. 예배당에는 실내 10명, 실외 100명으로 예배 인원 제한을 뒀다.

이번 봉쇄는 14일간 지속된다. 당초 이스라엘 당국은 25일간 3차 봉쇄를 검토했으나 실제 발표에선 기간을 약 열흘 줄였다. 이스라엘은 향후 신규확진자 수 추이 등에 따라 봉쇄 연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알자지라는 "봉쇄가 일단은 2주간으로 발표됐으나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조치가 총 3~4주간으로 연장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누적 확진자가 40만1470명을 기록해 확진자수 40만명선을 넘었다. 누적 사망자는 3200여명이다. 지난달 하루 500여명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4000명대로 늘었다.

확진자가 증가세지만 극단 정통파 유대교 신자 하레디 집단 등 일부에선 방역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다. 하레디는 주로 10명 가량 대가족 생활을 하고 청소년들은 주로 신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해 코로나19 전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이스라엘 브나이브락 등에선 하레디들의 군복무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7일 하레디 집단 거주지 일대에서 열린 시위를 진압하는 이스라엘 경찰. AP연합뉴스
27일 하레디 집단 거주지 일대에서 열린 시위를 진압하는 이스라엘 경찰. AP연합뉴스
최근 감염력이 기존보다 70% 높은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러 건 확인된 것도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20일엔 코로나19 변종 사례가 나온 영국,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대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이들 3개국에서 귀국한 이스라엘 국민은 코로나19 검사 후 지정 호텔에서 격리하도록 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을 빨리 도입한 덕분에 강력 봉쇄조치가 오래 이어지진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벌이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26만6000명이 백신을 접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앞으로 한달안에 225만명이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 인구 925만명의 4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