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9월까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인구의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코로나19 집단면역 기준이 인구의 60~70%인 것을 고려하면 3110만~3628만 명의 백신 접종을 3분기 안에 마치겠다는 의미다.

정은경 "내년 9월까지 집단면역 수준으로 접종"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2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적어도 3분기 정도까지 우선순위에 있는 접종 대상자의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내년 1분기부터 조기에 백신 접종을 시작해 3분기가 종료될 때까지는 집단면역 수준까지 접종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국내 인구 5183만 명의 89%인 46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백신 접종 가능 인구인 18세 이상 4410만 명의 104.3%에 해당하는 양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 3600만 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내년 독감유행 전까지는 마치겠다고 발표해왔다. 이날 정 본부장의 설명은 국내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들의 백신 접종이 끝나는 시기를 이보다 두 달 정도 당기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날 새롭게 발표한 국내 백신 공급 일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백신 공급이 마무리되는 제품은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1000만 명분뿐이다. 이 제품은 아직 임상 3상 시험이 끝나지 않았다.

문제는 다른 백신의 국내 공급 시기다.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주도 코박스퍼실리티 백신 1000만 명분을 내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들여온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국내 도입 시기는 아직 협의 중이다. 그다음으로 국내 도입 시기가 빠른 얀센 백신 600만 명분은 내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이 백신은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았다.

개발이 끝난 모더나 백신 1000만 명분은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아 도입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다. 화이자 제품 1000만 명분은 3분기에 국내 도입이 시작된다. 첫 접종 후 한 달 정도 지난 뒤 두 번째 접종을 해야 면역이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집단면역 달성 목표가 무리한 수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일반인 대상 백신 접종을 4월부터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국민이 4월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는 우선접종 대상자 백신 접종을 9월까지 마치겠다는 정부 설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정치권이 ‘일반인’의 범위를 방역당국과 다르게 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65세 이상 노인 등 우선접종 대상자를 모두 일반인 범주에 포함해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지현/강영연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