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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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이차전지 연료, 원유, 플라스틱 등 83개 품목의 수입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2012년 이후 9년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대표적인 유망신산업으로 꼽히는 이차전지에서만 22개 물품에 '영(0)세율' 혜택을 준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할당관세 및 조정관세 운용계획'을 29일 발표했다.

할당관세는 수입 때 기본관세율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조정관세는 관세를 높인다. 기재부는 1년 단위로 할당·조정관세 적용 품목을 조정하고 있다.

내년에 할당관세를 적용할 물품은 총 83개로 정했다. 올해(77개)보다 6개 늘었다. 103개였던 2012년 이후 최다이기도 하다. 기재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 현장 요구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관세가 인하되는 물품은 이차전지 소재인 'NCM 전구체', 태양광 발전기 원료 '실리콘메탈', 휴대폰 제조용 등 광학용 렌즈 원재료인 '폴리에틸린' 등 11개다. NCM 전구체와 실리콘메탈, 폴리에틸렌은 관세를 0%로 낮춘다. 탄소 저감이 시대적 추세임을 감안해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 재료인 '로듐'과 '팔라듐'도 새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관세율을 3%에서 1%로 인하한다. 이차전지 제조용 절단기 등 5개 품목은 설비투자가 완료된 점 등을 고려해 할당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부문별로 보면 신산업 분야가 22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가 13개다. 이차전지 관련 물품은 신산업 분야와 소부장 분야에 걸쳐 총 22개가 관세 인하 혜택을 받는다. 올해(20개)보다 2개 늘었다. 역시 유망신산업으로 꼽히는 연료전지 관련 품목도 8개가 할당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기초원자재 분야는 16개다. 원유(3%→0.5%), LPG·LNG(3%→2%) 등 석유류는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를 낮춘다. 철강 부원료인 페로티타늄(3%→1%)을 새로 지원한다.

중소기업 지원 분야에선 플라스틱 섬유 피혁 등 11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농축산업 분야는 21개 품목이다. 품목 수와 관세 인하 수준은 올해와 똑같이 유지하는 대신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확대했다. 사료용 옥수수는 올해보다 80만t, 설탕은 2000톤, 사료용 조제품은 1000톤 늘렸다.

관세 인상 대상은 올해와 동일한 14개다. 농림수산물이 12개로 가장 많다. 고추장(8%→12%), 찐쌀(8%→50%)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재배 농가와 농업 시장을 보호하는 차원의 인상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