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전파력"
과학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이 변이 바이러스는 세포를 감염시키는 능력이 증가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지난 9월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11월 런던에서 약 25%를, 12월 중순에 약 75%를 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 변종의 전염성이 코로나19보다 70% 더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염병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수를 0.4 더 증가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말이 다르다. 전염성이 얼마나 높은지 못박은 수치는 없기 때문이다."어디서 들어왔나"
이 변이 바이러스는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 전역에서 발견된 상태다. 특히 런던과 사우스이스트 잉글랜드, 잉글랜드 동부에 집중돼 있다. 영국 환자에서 나타났거나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를 감시하는 능력이 낮은 나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는 전했다. 일각에선 스페인 등 남부유럽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사람들과 연관되며 유럽 전역에 퍼졌다.넥스트스트레인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와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도 영국의 변이 바이러스가 목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타난 변이 바이러스는 일부 변이 부분이 같지만 이 바이러스와는 다소 다르다.
"첫 바이러스는 아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현재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와 다르다. 일부 유전자에서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D614G 돌연변이는 2월에 유럽에서 나타났고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형태의 바이러스가 되었다. A222V라고 불리는 또 다른 변이는 스페인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사람들과 연관되며 유럽 전역에 퍼졌다.초기 분석에 따르면 17개의 중요한 변이가 확인됐다. 인체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화가 일어났는데 특히 N501Y라고 불리는 변이는 스파이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변화시킨다. 이 때문에 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높아진 것으로 과학자들은 분석한다.
유전자 중 H69/V70가 누락되는 다른 돌연변이도 여러 차례 나타났다. 감염된 밍크에게서 이런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 변이로 스파이크의 작은 한 부분이 사라지게 되는데 실험에 따르면 감염성을 두배 증가시켰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H69/V70 누락이 생존자들의 혈액 속 항체가 가진 바이러스 공격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바이러스 또한 급증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방역당국이 긴장하는 이유"
이 변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감염자를 늘리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의료 시스템엔 엄청난 부담이다. 빠른 감염은 결국 더 많이 병원 치료를 요하는 환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해 병원 및 의료진에 대한 과부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또 이 바이러스를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된 면역 체계를 가진 환자 몸을 번식장 삼아 바이러스가 여러 차례 변이했다는 가설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 전세계 방역당국은 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래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
백신은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의 여러 다른 부분을 공격하도록 훈련시키기 때문에 스파이크의 일부가 변이했더라도 백신은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만 계속해서 돌연변이가 출현할 경우 '백신도피변이(vaccine escape mutants)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즉 내성이 생긴다는 얘기다.데이비드 로버트슨 영국 글래스고대 교수는 "바이러스는 아마도 백신도피변이를 일으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백신을 맞아도 감염자가 계속 나오는) 독감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백신은 정기적으로 갱신돼야 한다. 다행히 코로나19 백신은 고치기 매우 쉽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