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증여받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거주지 관할인 분당세무서와 이마트 주식 140만 주를 납세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마트 지분 5.02%로 이날 종가 기준 2107억원 규모다. 신세계도 이날 정 총괄사장이 용산세무서와 신세계 주식 50만 주를 납세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 지분의 5.08%, 1173억원 규모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28일 정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2%(3190억원), 정 총괄사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1741억원)를 증여했다. 정 부회장이 내야 하는 증여세는 1917억원, 정 총괄사장은 1045억원이다. 총 2962억원으로 증여액의 60%를 세금으로 내게 된다.

그룹 관계자는 “두 사람이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증여세를 분할 납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증여세 부담이 클 경우 담보를 제공하고 최대 5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다.

정 부회장 남매는 2006년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주식을 증여받을 당시 주식으로 증여세를 냈다. 이번에는 주식으로 납부하면 2세 경영 체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여 이후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8.55%,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18.56%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