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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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연애·출산·결혼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세대'가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용·소득 충격이 집중된 20~30대가 만나고 사귈 기회가 줄어든 데다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트(後)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지난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올해 3분기 0.84명으로 낮아졌고, 앞으로도 이런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통계청은 최악의 경우 2022년 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코로나19를 고려할 경우 2022년 출산율이 통계청의 비관 시나리오 수준을 밑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20~30대의 연애·출산·결혼이 코로나19 사태로 가로막힌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3~9월 혼인 건수는 11만80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1만6000건) 줄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임산부가 병원진료비 지원을 위해 받는 국민행복카드 발급 건수가 올 4~8월에 13만7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하는 등 임산부가 줄어드는 징후도 포착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 층이 결혼과 출산을 피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예식장 감염 우려로 결혼식 취소·연기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방식이 이어지면서 20~30대의 만남과 연애도 줄었다고도 평가했다.

김민식 한은 조사국 과장은 "코로나19로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앞으로 성장률과 재정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젊은 층의 혼인·출산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