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함께한 추미애와 박범계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함께한 추미애와 박범계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의를 15일만에 받아들이고 3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추 장관의 후임으로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인 박범계 의원을 내정했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안 재가를 요청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환경부 장관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자 3선 국회의원인 한정애 의원을, 장관급인 국가보훈처장에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각각 발탁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공식화하며 "특별히 감사하다"고 사실상 고별인사도 한 바 있다.

추 장관은 마지막까지 검찰 개혁 완수를 강조했지만 그의 퇴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진 사퇴하던 때와 닮아 있다. '윤석열 찍어내기'로 불린 추-윤 갈등에 몰입한 나머지 정책 동력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과 추 장관은 모두 정권의 지지율을 통째로 쥐고 흔드는 '마이너스의 손'으로 전락했다.

원조 친노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추 장관의 언행과 관련해 "거친 언행과 태도가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그만큼 부담을 줬다"고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지난 29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 장관이 멋있게 금의환향하는 것도 아니고, 거의 망가지다시피 나왔기 때문에 당분간 조용히 쉬면서 앞날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 전 총장은 "망가지기까지 했느냐"는 진행자의 반문에 "추 장관이 물론 강성지지층에게는 열광적 지지를 받을지 몰라도 그건 소수다"라며 "하는 일마다 법원에 의해서 저렇게(중단)됐는데 그럼 망가진 게 아니고 뭐냐"고 강조했다.

유 전 총장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도 “지금 대통령에게 그거 하나(추·윤 갈등) 중재나 조정을 못하고 저렇게까지 가도록 내버려 뒀느냐는 국민들의 원망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국회에서 ‘소설쓰시네’ 같은 발언을 할 때부터 예감이 아주 불길했다”고 저격했다.

그는 추 장관이 추·윤 갈등 이후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에 이름을 올린데 대해서는 “그냥 거기까지”라고 잘라 말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41명을 조사한 결과, 윤석열 총장은 전월보다 4.1% 포인트 상승한 23.9%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는 각각 2.4% 포인트와 1.2% 포인트 하락하면서 나란히 18.2%를 기록했다.

그밖에 홍준표 의원(6.0%),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0%), 추미애 법무부 장관(3.1%), 오세훈 전 서울시장(2.9%), 유승민 전 의원(2.8%),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2.6%), 정세균 국무총리(2.5%),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2.3%) 순이었다.

추 장관은 성범죄 선거라 불리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 여성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기도 한 터라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과 대립하며 강성 친문(親文) 지지층의 지지를 받으면서 동시에 중도층을 돌아서게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