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내 증시가 폐장했다. 올해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크게 움직였다. 코스피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에 지난 3월19일 장중 1439.43까지 떨어진 뒤 이날 장중 2878.21까지 치솟으며 2배가 뛰었다.
2020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2873.47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2873.47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2.96포인트 (1.88%) 오른 2873.47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를 마무리했다. 이날 지수는 장중 2878.21까지 올라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93억원, 195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4907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지난 4일 전대미문의 2700선 고지를 밟은 뒤, 산타랠리와 함께 2800선마저 돌파(24일 장중 2812.16)했다. 이후 불과 사흘 만에 2870선까지 뚫으며 질주했다.

올해 코스피는 유난히 변동폭이 컸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한 지난 3월19일 1457.64(종가)까지 떨어진 후 9개월 만에 1415.83포인트(97.13%)가 급등했다.

지수 상승의 주역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다. 개인은 올해 코스피에서만 47조490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개인은 11조8012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 각각 24조5653억원, 25조5370억원을 팔았다. 사실상 주도권을 개인에게 넘긴 것이다.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504억원, 8조8553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올해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만 전자'시대 개막을 알렸다. 연초(1월1일 시가 5만5800원) 대비 45.16% 뛴 수준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0.75%)의 1.5배에 달했다.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지스 셀트리온 네이버 현대차 카카오 삼성물산 등 시총 10위권 종목들도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형주의 질주'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연저점인 지난 3월19일  코스피지수가 1457.64에 마감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연저점인 지난 3월19일 코스피지수가 1457.64에 마감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올해 증시를 끌어올렸다"며 "다음주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따라 단기적인 코스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스닥도 올해 최고치를 보이며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1.01포인트(1.15%) 오른 968.42에 거래를 끝냈다. 2000년 9월15일(종가 992.50) 이후 20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는 장중 97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개인은 123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기관은 629억원 358억원 매도 우위였다.

올 한해 코스닥을 견인한 것도 동학개미다. 개인은 올해 코스닥에서 16조3174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76억원, 10조4751억원을 팔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최고가 행진을 벌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씨젠 알테오젠 등이 올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은 바이오 2차전지 게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 강세)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원 내린 108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6.06% 내렸다. 올해 연고점인 3월19일 1285.7원과 비교해서는 15.50%가 빠졌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