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3명 분석 결과는 아직 안 나와…1명 확진 전 외부 활동
접촉자 14명 검사는 일단 '음성'…방역당국 "면밀히 관찰 중"
고양 '사후 확진자' 변이 바이러스 확인에 지역 전파 우려
영국에서 입국해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다 숨진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80대 남성 A씨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됨에 따라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나오고 있다.

A씨와 함께 확진된 가족 3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분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들 중 1명이 확진 전에 미용실 이용 등 외부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2건 더 확인됐다.

◇ 고양에서 '사후 확진'된 80대 남성, 변이 바이러스 감염…가족 3명 정밀검사 결과 촉각
이 2건 중 1건은 고양에서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A씨 사례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았던 A씨는 지난 26일 심정지가 발생해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약 40분 만에 숨진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함께 기거하던 가족 3명도 이튿날 추가로 양성 판정됐다.

A씨 외 가족 3명에 대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 분석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가족 간에 전파됐을 경우 변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가족 중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될 경우 지역 사회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들 가족 중 숨진 A씨를 포함한 3명은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했다.

이들은 입국 당시 음성이었으나 자가격리 중이어서 별다른 동선이 없다.

하지만 나머지 1명인 B씨는 지난달 8일 영국에서 먼저 입국했으며,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자가격리가 끝난 뒤 확진되기 전까지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동선을 보면 B씨는 확진 4일 전인 지난 23일 일산동구 소재 한 병원과 미용실을 방문했다.

또 성탄절 연휴 전날인 24일 오후 마스크를 착용하고서 혼자 자택 인근 마트에서 30분가량 장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성탄절인 25일에는 종일 집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에는 가족들의 자가격리 해제를 위한 검사 준비를 하다가 A씨가 갑자기 쓰러지자 구급차를 불러 일산병원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 '사후 확진자' 변이 바이러스 확인에 지역 전파 우려
◇ 접촉자 중 능동감시자 3명 자가격리로 격상조처
고양시는 B씨가 방문한 병원의 관계자와 미용실 접촉자 4명 가운데 능동감시자 3명을 자가격리로 격상조처했다.

이와 함께 지난 26일 A씨가 복도에서 쓰러졌을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의 동료 3명을 이날 능동감시자로 추가 분류했다.

이들 밀접접촉자와 능동감시 대상자 14명은 1차 검사에서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오후 3시 30분 현재 2차 검사까지 마쳤다.

2차 검사 결과는 이날 밤늦게나 31일 오전 나올 예정이다.

고양시는 밀접접촉자에 대해 1대1 자가격리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특별 관리하며 자가격리를 철저히 지키도록 조처했다.

또 B씨와 관련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4명에 대해서는 자가격리에 준하는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토록 당부하고 매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밀접접촉자와 능동감시 대상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양성 판정을 받은 B씨 등 가족 3명은 현재 생활치료센터와 고양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이들 가족의 확진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커뮤니티의 관련 글 등에 "이들 가족이 집에서 이탈했다", "가족들이 자가격리를 안 밝히고 숨기고 외출하려 했다", "관할 보건소에서 바로 확인을 안 해준다"는 등의 댓글이 수백여 건 달린 바 있다.

◇ 방대본 "A씨 응급처치 보조한 주민과 구급대원들 모니터링"
방역당국은 A씨와 접촉한 사람은 물론 지금까지 알려진 것 이외의 다른 노출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쓰러졌을 당시 응급처치를 보조한 주민과 구급대원 등을 관리 대상에 포함해 (증상 유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이 외에도 혹시 자가격리 중에 다른 특이사항이 있었는지, 다른 사람과의 노출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침에 따라 검사를 하고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가격리 중에 가족 내 전파를 통해 추가 전파되는 사례가 간혹 있다"며 "1인실과 같이 엄격하게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듯한데 이런 부분은 보완책이 있는지 검토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대본은 영국발 직항 외에도 경유 입국까지 차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항공권 연계 발권 정보, 건강상태질문서 등을 통해 경유 입국자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 조처를 강화한 상태다.

영국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편은 2021년 1월 7일까지 일시 운항을 중단했고, 모든 입국자는 입국 후 3일 이내와 격리해제 전에 각각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아울러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경유자를 포함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외교·공무, 인도적 사유 외의 신규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고양 '사후 확진자' 변이 바이러스 확인에 지역 전파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