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문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해당 백신의 승인 예상 시점을 늦춰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모든 것이 잘된다면 미국 내 긴급사용은 아마도 4월 중 허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 정부의 기존 예상에서 최소 두 달 늦춰진 스케쥴이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이달 초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르면 내년 2월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을 신청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아스트라제네타 백신 승인 예상시점이 늦춰진 데 대해 효과를 둘러싼 의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백신은 1회 투여분의 절반을 우선 접종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추가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90%에 달한다.

이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에게 연구진의 실수로 첫 접종 때 1회분의 절반만 투여했다. 그러나 다른 백신들처럼 1회분 전체 용량을 정상적으로 두 차례 투여한 경우에는 예방 효과가 62%대로 떨어졌다.

평균 예방률도 70.4%에 불과했다. 이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95%), 모더나(94.5%)에 비해 낮은 편이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미국인에게 한 백신은 예방률이 95%인데 다른 백신은 'X퍼센트'(미지수)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다른 일정과 다른 재료로 이뤄진 다른 임상시험들을 합산한 숫자가 아닌 구체적이고 명확한 숫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고령자들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사실상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존 임상시험에서 고령자가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억회 투여분을 주문해놓은 상태다.

한편 영국 정부는 이날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앞서 화이자 백신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긴급 사용을 승인한 영국으로선 두 번째 백신 승인이다.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