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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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보기술(IT) 업체 후지쓰가 6조 원을 들여 20곳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한 디지털 서비스 수요를 흡수하고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토키타 타카히토 후지쓰 최고경영자(CEO)는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동시에 비핵심 자산을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키타 CEO의 목표는 후지쓰를 전통적인 IT 제품 공급업체에서 전문적인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글로벌 컴퓨팅 회사 IBM, 세계 최대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와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토키타 CEO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M&A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58억 달러(약 6조293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20곳에 달하는 M&A 대상 기업 리스트도 작성했지만,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후지쓰는 'IT기기 제조업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7~2018년 PC 사업과 휴대폰 사업을 잇달아 매각했다.

대신 5세대(5G) 이동통신,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 부문 매출을 3년 내 1조3000억 엔(약 13조 6799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전체 매출 목표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후지쓰는 미국이 화웨이와 같은 중국 통신업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틈을 타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토키타 CEO는 "중국 기업들이 배제되면서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실제로도 세계적 기업들로부터 적지 않은 사업 제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월 미국 위성업체 디쉬가 후지쓰의 통신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다. 토키타 CEO는 이를 계기로 사업을 북미로 확장할 계획이다.

후지쓰 주가는 토키타 CEO가 취임한 지난해 6월 이후 89% 올랐다. 2020 회계연도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120억 엔(약 2조2296억 원)으로, 20년 만의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