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격적 재정부양책으로 약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실질적인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통합증거금제도나 환헤지형 상품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통합증거금 제도란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계좌에 있는 원화 및 외화로 국내외 주식을 거래하고 결제일에 필요 금액만큼 자동 환전하는 서비스다. 매도 결제 예정 금액을 매수 증거금으로 활용해 바로 주식을 매매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통합증거금 제도를 활용해 테슬라를 매수한 경우의 최종 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1일에 3억원의 현금을 한꺼번에 달러로 환전해 증권예탁계좌에 입금했다고 가정해보자.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 여섯 번에 걸쳐 테슬라 주식을 매달 첫 영업일에 달러로 매수한 경우 24일 기준 원화 환산 수익률은 65.18%다. 하지만 통합증거금 제도를 활용해 월초 매수할 때마다 환전한 경우 수익률은 69.80%로 4.61%포인트 높았다. 그사이 원·달러 환율이 1203원40전에서 1103원으로 떨어지면서 환율 하락분이 수익률에 반영된 것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이 제도를 운용 중이다. 다만 환전 시 거래 다음 영업일의 1회차 매매기준율로 환전되기 때문에 다음날 환율이 급등하면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된 환헤지형 상품도 투자 대안이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는 ‘H’가 붙은 환헤지형 상품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6%가량 하락한 지난 3개월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환헤지형 상품인 ‘TIGER미국S&P500선물(H)’은 13.64% 오른 반면 환노출형인 ‘TIGER미국S&P500’은 같은 기간 7.17% 상승에 그쳤다. 장기 투자자라면 환율은 평균에 수렴하기 때문에 환율 관리 비용이 더 드는 환헤지형 상품보다는 환노출형 상품이 더 낫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