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1년 한국산업을 떠받칠 기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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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술력
우리가 자랑하는 제조 역량이
세계 산업지형 바꿀 뜀틀 될 것
중요한 건 꾸준히 기술력 쌓는 일
재정으로 밀어주고 규제도 풀어
신산업 창출 결실 보게 해야
이정동 <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대통령 경제과학특보 >
우리가 자랑하는 제조 역량이
세계 산업지형 바꿀 뜀틀 될 것
중요한 건 꾸준히 기술력 쌓는 일
재정으로 밀어주고 규제도 풀어
신산업 창출 결실 보게 해야
이정동 <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대통령 경제과학특보 >
작년 한 해 전례 없는 코로나 위기로 경제가 어려웠지만, 새해에도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중 간 기술패권 전쟁은 더 격화될 전망이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시장의 부침과 이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은 급속히 진행될 것이다. 개방성이 특히 높은 한국 산업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는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지만, 패턴이 있다고들 한다. 경제와 기업 성장의 역사에서 가장 확실한 패턴은 단기적 위기 극복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가장 확실한 동력은 ‘기술력’이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경제의 호불황이 있고, 중기적으로 뜨는 산업과 가라앉는 산업이 교차하지만, 그 이면에서 가장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결정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열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결국 기술이다.
코로나 위기에서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독일처럼 강력한 제조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기술의 집약체다. 한국의 제조업 역량은 세계적으로도 한손에 꼽히는데, 이 수준에 오르기까지 반세기가 걸렸다. 앞으로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한국 산업에 등장한다면, 바로 이 제조 기술의 힘이 큰 뜀틀이 될 것이다.
기술은 산업을 키우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만 기여하는 게 아니다. 사회의 많은 문제, 특히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들의 궁극적 해법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 같은 보건위기도,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위기도 기술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한다. 많은 선진국이 천연자원의 혜택이나 역사적으로 축적된 자산이라는 부레의 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그 어느 것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기술의 힘으로 헤엄쳐 부상했다. 최근 그 힘겨운 분투의 성과가 조금씩 성과로 등장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코로나 악재 속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수주량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수천 개 기업의 현장에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반도체 슈퍼 호황을 기대한다는 소식도 있는데, 이 역시 관련된 수만 개 기업과 수십만 기술자의 경험 속에 축적된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산업의 부상에 힘입어 매출이 70배나 늘었다는 소프트웨어 회사나 신속 진단키트로 세계 시장의 매출이 폭발하기 시작한 바이오 벤처도 언제 저렇게 쌓았나 싶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한국 산업을 떠받칠 유일한 힘은 변함없이 기술력이다.
올 한 해 기업 전략의 핵심은 두말할 것 없이 꾸준히 기술력을 쌓는 일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술 개발에 쏟는 투자의 총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더라도 얼마나 꾸준히 하는가가 기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기일수록 기술자를 챙기고,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을 기업 전략의 제1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위기 시에는 기업들의 기술 투자 여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보완적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을 보완하는 투자를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에 올려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특히 100조원이 넘는 정부 조달 시장을 개방해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기업의 매출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도전적 시도가 더 많이 생기도록 규제 혁신에도 전력을 쏟아야 한다.
구름이 짙으나 비가 오지 않는 상태를 밀운불우(密雲不雨)라고 한다. 2021년 한국 산업이 그렇다. 곳곳에 쌓여 있는 기술을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력을 더해 신산업과 신시장 창출이라는 비가 내리게 할 때다.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과 같은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도 위기가 아니라 비를 맺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코로나 위기와 이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도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또 다른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해야 할 때다. 기술은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급하지 않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국 산업의 생존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중요한 기술의 힘을 키워 위기 가운데 반전을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역사는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지만, 패턴이 있다고들 한다. 경제와 기업 성장의 역사에서 가장 확실한 패턴은 단기적 위기 극복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가장 확실한 동력은 ‘기술력’이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경제의 호불황이 있고, 중기적으로 뜨는 산업과 가라앉는 산업이 교차하지만, 그 이면에서 가장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결정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열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결국 기술이다.
코로나 위기에서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독일처럼 강력한 제조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기술의 집약체다. 한국의 제조업 역량은 세계적으로도 한손에 꼽히는데, 이 수준에 오르기까지 반세기가 걸렸다. 앞으로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한국 산업에 등장한다면, 바로 이 제조 기술의 힘이 큰 뜀틀이 될 것이다.
기술은 산업을 키우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만 기여하는 게 아니다. 사회의 많은 문제, 특히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들의 궁극적 해법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 같은 보건위기도,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위기도 기술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한다. 많은 선진국이 천연자원의 혜택이나 역사적으로 축적된 자산이라는 부레의 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그 어느 것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기술의 힘으로 헤엄쳐 부상했다. 최근 그 힘겨운 분투의 성과가 조금씩 성과로 등장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코로나 악재 속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수주량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수천 개 기업의 현장에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반도체 슈퍼 호황을 기대한다는 소식도 있는데, 이 역시 관련된 수만 개 기업과 수십만 기술자의 경험 속에 축적된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산업의 부상에 힘입어 매출이 70배나 늘었다는 소프트웨어 회사나 신속 진단키트로 세계 시장의 매출이 폭발하기 시작한 바이오 벤처도 언제 저렇게 쌓았나 싶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한국 산업을 떠받칠 유일한 힘은 변함없이 기술력이다.
올 한 해 기업 전략의 핵심은 두말할 것 없이 꾸준히 기술력을 쌓는 일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술 개발에 쏟는 투자의 총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더라도 얼마나 꾸준히 하는가가 기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기일수록 기술자를 챙기고,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을 기업 전략의 제1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위기 시에는 기업들의 기술 투자 여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보완적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을 보완하는 투자를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에 올려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 특히 100조원이 넘는 정부 조달 시장을 개방해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기업의 매출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도전적 시도가 더 많이 생기도록 규제 혁신에도 전력을 쏟아야 한다.
구름이 짙으나 비가 오지 않는 상태를 밀운불우(密雲不雨)라고 한다. 2021년 한국 산업이 그렇다. 곳곳에 쌓여 있는 기술을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력을 더해 신산업과 신시장 창출이라는 비가 내리게 할 때다.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과 같은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도 위기가 아니라 비를 맺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코로나 위기와 이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도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또 다른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해야 할 때다. 기술은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급하지 않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국 산업의 생존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중요한 기술의 힘을 키워 위기 가운데 반전을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