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바이오회사 모더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청와대가 29일 국내 공급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에 이은 후속 절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31일 백신도입 관련 브리핑을 열고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4000만 도즈(회분) 선구매 계약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백신을 두 번 맞아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국민 20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주도 코박스퍼실리티 10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 얀센 600만 명분, 화이자 1000만 명분 등 360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위한 계약을 마쳤다. 모더나 백신 계약까지 마무리되면서 정부가 계약서에 사인한 백신은 5600만 명분으로 늘었다. 인구(5183만 명)가 모두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선구매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1분기, 얀센과 모더나 2분기, 화이자 3분기 등 단계적으로 국내에 도입된다. 정부는 다음달 중에 백신 접종 계획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와 화상통화를 통해 국내에 백신 2000만명 분량을 도입키로 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정부 발표가 빨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정 본부장이 백신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논란은 사라지게 됐다.

청와대는 모더나 측이 국내 제약사에 백신 수탁생산(CMO)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다. 이날 발표에는 국내 제약사가 CMO를 맡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