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취소·출입 통제에 한파·폭설…전국 해넘이 명소 '썰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왁자지껄했을 예년의 제주 모습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태안 꽃지해수욕장 주차장 텅 비어 한산…부산 광안리해수욕장도 한산
인천서 정서진 폐쇄하자 을왕리로 인파 몰려
대구·창원 등 대도시, 연말연시 분위기 체감 못해 경자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전국 해넘이 명소는 하루 종일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성대하게 치러지는 해넘이 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취소되고 관광지 대부분이 통제된 데다 한파에 폭설, 강풍 등 기상 여건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제주 도심과 주요 관광지, 해넘이 명소는 흩날리는 눈발 속에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스크와 모자, 목도리로 무장한 사람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술집과 카페, 음식점 대부분 텅 비었거나 손님이 있더라도 음식을 포장해 가려는 사람들뿐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로 왁자지껄했을 예년의 제주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서해안 3대 낙조 명소 중 하나인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수욕장의 경우 해마다 이맘때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으나, 올해는 300여 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이 텅 빌 정도로 한산했다.
특히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 앞에는 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찍기 위해 수백 명의 사진작가들이 몰렸지만, 이날은 10여 명 만이 간단하게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광경이 목격됐다.
특이한 지형으로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당진 왜목마을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친구와 연인 사이, 가족 단위 관광객 100여 명이 찾았지만, 한 곳에 여러 명이 몰려 있는 모습은 목격되지는 않았다.
김향교 당진시 관광기획팀장은 "오늘 오후는 폭설 등 좋지 않은 기상 때문에 잘 넘어갔는데, 문제는 새해 첫날인 내일 새벽"이라며 "오늘 늦은 밤이나 내일 새벽 해돋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예년 이맘때면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던 부산시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 백사장도 하루 종일 텅 비어 있었다.
일부 호안 도로에만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아지자 경찰이 통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인도에서는 일부 시민들만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석양을 바라봤다.
최모(45) 씨는 "코로나19도 올해 지는 해처럼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좀 더 희망찬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해넘이 명소인 정서진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폐쇄되자, 바다 위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중구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에 많은 시민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는 '출입 통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도 사진을 찍기 위해 해수욕장에 들어가 관할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관리에 애를 먹었다.
이날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부평구 문화의 거리 등 술집과 노래방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도 평소 연말과 비교하면 손님이 크게 줄어 한산했다.
직장인 정모(42) 씨는 "매년 마지막 날은 계 모임을 하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 한잔하면서 한 해 동안 고생한 서로를 격려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아예 약속을 잡지 않았다"며 "덕분에 가족과 집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주요 도시에서도 연말연시 분위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창원 최대 번화가이자 유흥업소 밀집지대인 상남동 일대는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를 훌쩍 넘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예년 같으면 화려한 네온사인과 시끄러운 음악 속에 수많은 시민으로 붐볐을 곳이지만, 1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거리는 한산하기만 했다.
거제 장승포 등 해맞이·해넘이로 유명한 관광지 100여 곳도 폐쇄돼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대구 도심도 다가올 새해에 대한 설렘과 흥겨움을 찾을 수 없었다.
지난해 이 시간 가족·연인과 나선 시민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던 동성로 식당들은 대부분 주인만 언제 찾아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렸다.
답답함을 이겨내기 위해 동성로로 나온 시민들은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즐기기보다는 한산한 거리를 걷거나 승용차를 타고 시내를 잠깐 둘러본 뒤 이내 집으로 향했다.
퇴근길을 재촉하던 40대의 한 시민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지낸다"며 "마스크를 벗고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파 차근호 변지철 손현규 박정헌 김현태 기자)
/연합뉴스
태안 꽃지해수욕장 주차장 텅 비어 한산…부산 광안리해수욕장도 한산
인천서 정서진 폐쇄하자 을왕리로 인파 몰려
대구·창원 등 대도시, 연말연시 분위기 체감 못해 경자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전국 해넘이 명소는 하루 종일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성대하게 치러지는 해넘이 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취소되고 관광지 대부분이 통제된 데다 한파에 폭설, 강풍 등 기상 여건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제주 도심과 주요 관광지, 해넘이 명소는 흩날리는 눈발 속에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스크와 모자, 목도리로 무장한 사람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술집과 카페, 음식점 대부분 텅 비었거나 손님이 있더라도 음식을 포장해 가려는 사람들뿐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로 왁자지껄했을 예년의 제주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서해안 3대 낙조 명소 중 하나인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수욕장의 경우 해마다 이맘때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으나, 올해는 300여 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이 텅 빌 정도로 한산했다.
특히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 앞에는 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찍기 위해 수백 명의 사진작가들이 몰렸지만, 이날은 10여 명 만이 간단하게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광경이 목격됐다.
특이한 지형으로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당진 왜목마을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친구와 연인 사이, 가족 단위 관광객 100여 명이 찾았지만, 한 곳에 여러 명이 몰려 있는 모습은 목격되지는 않았다.
김향교 당진시 관광기획팀장은 "오늘 오후는 폭설 등 좋지 않은 기상 때문에 잘 넘어갔는데, 문제는 새해 첫날인 내일 새벽"이라며 "오늘 늦은 밤이나 내일 새벽 해돋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예년 이맘때면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던 부산시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 백사장도 하루 종일 텅 비어 있었다.
일부 호안 도로에만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아지자 경찰이 통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인도에서는 일부 시민들만이 잠시 발길을 멈추고 석양을 바라봤다.
최모(45) 씨는 "코로나19도 올해 지는 해처럼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좀 더 희망찬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해넘이 명소인 정서진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폐쇄되자, 바다 위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중구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에 많은 시민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는 '출입 통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도 사진을 찍기 위해 해수욕장에 들어가 관할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관리에 애를 먹었다.
이날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부평구 문화의 거리 등 술집과 노래방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도 평소 연말과 비교하면 손님이 크게 줄어 한산했다.
직장인 정모(42) 씨는 "매년 마지막 날은 계 모임을 하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 한잔하면서 한 해 동안 고생한 서로를 격려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아예 약속을 잡지 않았다"며 "덕분에 가족과 집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주요 도시에서도 연말연시 분위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창원 최대 번화가이자 유흥업소 밀집지대인 상남동 일대는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를 훌쩍 넘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예년 같으면 화려한 네온사인과 시끄러운 음악 속에 수많은 시민으로 붐볐을 곳이지만, 1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거리는 한산하기만 했다.
거제 장승포 등 해맞이·해넘이로 유명한 관광지 100여 곳도 폐쇄돼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대구 도심도 다가올 새해에 대한 설렘과 흥겨움을 찾을 수 없었다.
지난해 이 시간 가족·연인과 나선 시민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던 동성로 식당들은 대부분 주인만 언제 찾아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렸다.
답답함을 이겨내기 위해 동성로로 나온 시민들은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즐기기보다는 한산한 거리를 걷거나 승용차를 타고 시내를 잠깐 둘러본 뒤 이내 집으로 향했다.
퇴근길을 재촉하던 40대의 한 시민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지낸다"며 "마스크를 벗고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파 차근호 변지철 손현규 박정헌 김현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