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인 HSBC가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올해의 유망 투자지역’으로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결과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SBC 글로벌 리서치팀의 조셉 잉칼카테라는 31일(현지시간) 투자 보고서에서 “세계 다수 국가들이 경제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싱가포르와 베트남은 전염병을 눈에 띄게 잘 통제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경기 회복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활동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 유치 및 고용 등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 두 국가는 최근 경제 봉쇄를 오히려 완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신규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면서 경제 봉쇄를 조금씩 풀고 있다. 최소 모임 인원을 5명에서 8명으로 확대했고, 관광지의 수용 한도를 종전 50%에서 65%로 높였다. 이 나라의 누적 사망자는 29명에 불과하다. 중국의 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린 홍콩의 대체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는 며칠 전 아시아 국가에선 처음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하기도 했다. 내년 3분기까지 전 국민 접종을 끝내겠다는 목표다.

베트남 정부 역시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시행해 왔다.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고위험 지역에선 두 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코로나 누적 사망자를 35명으로 묶을 수 있었다.

HSBC는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글로벌 제조업체에 베트남이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