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화, 설탕 원당(原糖), 커피 등 일반소비재 상품에 쓰이는 연성(soft)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생산지가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받아 공급량이 줄어드는 와중에 코로나19 백신 보급 기대감 등이 수요 전망을 높이고 있어서다. 최근 달러화 약세도 연성 원자재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 3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면화 근월물은 파운드(약 0.45㎏)당 전 거래일 대비 0.35% 오른 78.24센트에 거래됐다. 면화는 커피, 코코아, 원당, 오렌지주스와 함께 5대 연성소비 원자재 중 하나로 꼽힌다. 면화 가격은 지난 4월부터 9개월 연속 오름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상승세가 가장 길다.
면화 40년만에 가장 긴 상승랠리…설탕·커피도 상승세 [원자재포커스]
면화는 중국이 미국산 면화를 대거 수입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산 면화 수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 내 직물 생산 공장 가동률도 최근 상당폭 올랐다. 면화 주요 수입국인 파키스탄은 자국 내 생산량이 줄어들자 면화 수입량을 늘렸다. 면화 세계 2위 수출국인 브라질은 수확량이 줄었다.

이날 설탕은 파운드당 15.5센트에 거래됐다. 지난 4월 말 저점 대비 가격이 약 68% 올랐다. 설탕 원당은 8개월째 가격이 오르고 있다. 2006년 이후 가장 긴 월간 상승세다. 지난해 원당 가격은 15% 올라 2016년 이후 가장 상승률이 컸다.
면화 40년만에 가장 긴 상승랠리…설탕·커피도 상승세 [원자재포커스]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과 태국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사탕수수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태국 사탕수수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할 전망이다.

설탕 주요 생산국인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원당 수확·운송에 차질이 생겼다. 반면 주요 원당 수입국인 인도네시아와 중국은 수입을 늘리고 있다.

커피 선물은 2개월 연속 가격이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블룸버그 연성원자재 현물 가격지수가 작년 4분기에 14% 올랐다”며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연성소비재 가격이 오른 영향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 기반 선물거래기업 프라이스퓨쳐스의 잭 스코빌 부사장은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나서면서 트레이더들의 연성원자재 수요 기대가 오르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되면 일반소비재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