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 중인 박인비가 퍼팅 매트를 사용해 연습하고 있다.  /박인비  제공
미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 중인 박인비가 퍼팅 매트를 사용해 연습하고 있다. /박인비 제공
‘골프 여제’ 박인비(33)의 또 다른 별명은 ‘퍼팅의 귀재’다. 언제 어디서든 안정적인 퍼팅 실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평균 퍼팅에선 28.96타를 쳐 2위에 올랐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37.4야드(129위)에 불과하지만 여덟 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린 배경이다. 전체 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지난해 미국과 한국을 오갈 때마다 2주간의 격리 생활을 하면서도 “(실내에서) 퍼팅 연습만큼은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박인비는 퍼팅 연습 때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감각을 중시하고 공이 굴러가는 브레이크(퍼팅이 경사나 잔디 결에 영향을 받아 휘어지는 정도)를 파악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

실내에선 라인이 그려진 퍼팅 매트를 사용해 스트로크의 궤도를 확인하는 정도다. 매트와 실제 그린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내에서 거리감을 익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라인이 그려진 매트가 없으면 아이언이나 ‘일(ㅡ)’자로 된 연습용 스틱을 놓고 해도 된다. 빈 스윙으로 공 없이 퍼터 헤드의 스트로크 궤도만 관찰해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박인비는 눈으로 퍼터 헤드를 따라가며 백스트로크, 임팩트, 피니시까지 헤드가 정해진 퍼팅 궤도를 그리는지 확인한다. 이 때문에 그가 퍼팅 연습을 하는 모습을 뒤에서 보면, 머리가 고정된 다른 프로들과 달리 좌우로 까딱까딱 움직인다.

거리감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으로 ‘나만의 거리감’을 익히는 게 가장 정확한 연습 방법이다. 박인비는 주니어 시절부터 매일 퍼팅 연습에만 최소 30분씩 투자하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