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버지니아서 44명에게 실수로 리제네론 항체치료제 투약
'실수' 확인 뒤 CDC 권고 무시하고 곧바로 백신 접종해 논란
미국서 코로나백신 대신 항체치료제 투약 '사고'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아야 할 사람 40여 명이 백신 대신 엉뚱한 항체치료제를 주사로 투약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한 클리닉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간 사람 44명이 의료진의 실수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주사 맞았다.

이들이 모더나 백신 대신 투약 받은 약은 제약사 리제네론이 개발한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로, 이 약은 지난해 11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이 약은 2개의 단일클론(단클론) 항체를 혼합한 치료제로,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의 항체를 분석·평가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만 선별해 치료제로 이용한 약품이다.

이 치료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치료에 활용돼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의료진은 정맥주사제인 이 약을 모더나 백신으로 오인해 근육 주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백신 대신 항체치료제를 투약받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서 이들을 다시 접촉해 부작용 여부를 파악했으나 특별한 이상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항체치료제를 주사 맞은 사람 중 41명을 상대로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항체치료제를 투약한 사람들에게 곧바로 백신을 접종한 것을 두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CDC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투약받은 경우 이 약물의 효력이 백신의 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치료제 투약 후 최소 90일이 지난 뒤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