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시대다. 고객은 저마다 ‘자신을 위한’ 정보를 원한다. 그래서 개별 소비자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과 AI(인공지능)가 그 경쟁의 승부를 가른다. 한국경제신문은 추천의 시대에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의 얘기를 자주 전하고 있다.

사례1 (지그재그, 여성복 추천)

쇼핑 앱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옷 스타일, 가격대, 취향 등을 사진으로 선택하면 그에 부합하는 옷을 파는 상점을 첫 화면에 보여준다. 구매 횟수가 늘어날수록 매칭 방식이 정교해지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추천의 시대와 콜로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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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2 (펄핏, 신발 추천)

전자상거래 플랫폼 펄핏은 AI를 활용한 신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발 사진을 찍으면 AI가 발의 길이, 너비, 높이를 측정해 적합한 사이즈의 운동화를 추천해준다. 최근 2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AI 추천 엔진을 고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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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이와 비평

추천의 시대는 유튜브를 통해 본격화됐다. 그동안 내가 본 영상을 토대로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

“알아서 해주니 편하다”는 소비자가 많다. 여기에 더해 누구나 자유롭게 영상을 올려 대박 유튜버를 꿈꿀 수 있어 그야말로 유튜브 세상이 됐다.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김방희씨는 “유튜브가 로마 시대 콜로세움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한다. 콜로세움은 로마 황제가 시민들을 무마하기 위해 지은 대규모 원형경기장이다. 목숨을 건 검투사들의 대결이 펼쳐진 공간이자 ‘감정의 배출구’였다는 게 김 씨의 진단이다.

그는 오늘날의 사이버 공간, 특히 유튜브는 감정의 배출구로서, 콜로세움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한다. 공감이 가는 해석이다.

유튜브 성격 규정이 우리의 우선 관심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마케팅 관점에서도 콜로세움에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콜로세움의 수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열망하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고객의 니즈를 알고 싶은 것이다.

추천 알고리즘과 AI가 이 문제를 도와주고 있다. 그렇다면 추천의 시대, 콜로세움에서 마케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먼저, 추천 알고리즘과 AI가 더 고도화될 수 있도록 마케터가 기여해야 한다. 콜로세움 대중들의 목소리를 마케터가 해석해서 개발자에게 전달해줘야 한다. 이런 해석은 AI가 대신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론 기계적 추천이 아닌 마케터의 창의적 제안 방식으로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기계 말고 사람의 제안을 원하는 고객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방식에서 얻은 결과는 추천 알고리즘과 AI 고도화에도 보탬이 된다.

추천의 시대에도 마케터의 해석능력과 창의적 제안은 언제나처럼 중요하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