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부유세와 자본이탈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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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불평등 완화를 구실로
부자에게 높은 세금 매기면
자본이탈이란 역효과 부를 뿐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경제에 악영향 주지 않고
소득불평등 해소할 수 있어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부자에게 높은 세금 매기면
자본이탈이란 역효과 부를 뿐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경제에 악영향 주지 않고
소득불평등 해소할 수 있어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지출용으로 2억페소(약 26억원) 넘는 재산에 대해 부유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확진자가 150만 명을 넘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재정 여건은 열악하다. 정부는 부도 위험에 직면해 국제 채권자들에게 채무 재조정을 요청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부유세를 징수해도 실제 의미있는 세수를 조달하기는 어렵고 부작용만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부자에게 세금을 거둔다는 개념 때문에 부유세는 흔히 소득불평등의 완화 수단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본이탈을 초래해 실제 세수 확보도 어렵고 결국 의도와 다른 결과에 도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1911년 도입 이후 부유세의 오랜 역사를 지녔던 스웨덴인데, 자본이탈과 이에 따른 실질적인 세수 확보 문제가 계속 제기돼 결국 2007년 폐지했다. 스웨덴뿐 아니라 과거 부유세를 부과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1990년대와 2000년대 비슷한 문제로 이를 폐지했다. 예를 들면 1994년 오스트리아, 1997년 덴마크와 독일, 2001년 네덜란드, 2006년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이다.
세계적인 혁명 없이는 사회주의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트로츠키의 국제사회주의 이론이 아니어도, 특히 자본의 소유 자체에 높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개념은 글로벌한 현실에서 자본이탈 없이 집행하기 어렵다. 아르헨티나는 그렇지 않아도 방만한 재정 운용에 따른 세금 문제, 통화 증발에 따른 자국 화폐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재산권이 훼손돼 자본이탈 문제에 오래 노출된 국가다. 방만한 재정 지출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징세를 강화했는데, 이는 자본이탈로 이어져 세수 확보가 더 어려워졌고, 그 결과 재정이 악화되며 다시 증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정·외환위기가 반복 재생산됐다.
특히 최근엔 현 아르헨티나 정부가 집권하며 부유세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돼 이미 상당수 자산가가 재산을 해외로 이동시켰다. 그러지 않아도 오랫동안 자본이탈에 시달렸는데, 이렇게 되면 부자에게 세금을 거둔다는 상징 이상의 유의미한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어떤 이유든지 단지 그 국가에 자산을 둠으로써 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면 소유주가 자본을 해외로 옮기는 반응은 놀랍지 않다. 이런 특성 때문에 부유세로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실제로 많지 않다. 부과 기준이 10만스위스프랑(약 1억2000만원)으로 사실상 광범위한 재산세에 가까운 스위스의 세수가 국내총생산(GDP)의 1% 내외로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부유세가 있어도 전체 세수의 1%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재원은 확보하지 못하고 자본이탈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비단 부유세가 아니어도 특정 계층 또는 자산에 과세를 갑자기 강화하면 순이익 관점에서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자본의 해외 이탈을 촉발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미래에 함부로 세금을 거둘지 모른다는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실제로는 순이익의 일부 감소 정도가 아니라 소유권에 대한 본질적인 훼손으로 인식될 수 있다. 특히 이 경우엔 강력한 자본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
계층 간 사회 갈등을 줄이고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자본이탈을 유도하면 실제 세수 확보는 크지 않고 오히려 경제 악화라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중요한 요소는 궁극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인데, 자본이 이탈하는 투자 및 기업 환경이라면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 부유세 징수는 일견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의로운 정책으로 비칠 수 있으나, 의도와 달리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자본이탈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녔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에 따라 소득 수준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부자라는 이유로 또는 특정 자산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징벌적 조치의 대상이 돼서는 곤란하다. 세금의 과도한 부과 또는 급격한 인상이 부담인 것은 그 형태가 무엇이든지 부자나 자본가 문제가 아니고 자본이탈과 위기를 초래하고 결국 경제주체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자에게 세금을 거둔다는 개념 때문에 부유세는 흔히 소득불평등의 완화 수단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본이탈을 초래해 실제 세수 확보도 어렵고 결국 의도와 다른 결과에 도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1911년 도입 이후 부유세의 오랜 역사를 지녔던 스웨덴인데, 자본이탈과 이에 따른 실질적인 세수 확보 문제가 계속 제기돼 결국 2007년 폐지했다. 스웨덴뿐 아니라 과거 부유세를 부과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1990년대와 2000년대 비슷한 문제로 이를 폐지했다. 예를 들면 1994년 오스트리아, 1997년 덴마크와 독일, 2001년 네덜란드, 2006년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이다.
세계적인 혁명 없이는 사회주의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트로츠키의 국제사회주의 이론이 아니어도, 특히 자본의 소유 자체에 높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개념은 글로벌한 현실에서 자본이탈 없이 집행하기 어렵다. 아르헨티나는 그렇지 않아도 방만한 재정 운용에 따른 세금 문제, 통화 증발에 따른 자국 화폐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재산권이 훼손돼 자본이탈 문제에 오래 노출된 국가다. 방만한 재정 지출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징세를 강화했는데, 이는 자본이탈로 이어져 세수 확보가 더 어려워졌고, 그 결과 재정이 악화되며 다시 증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정·외환위기가 반복 재생산됐다.
특히 최근엔 현 아르헨티나 정부가 집권하며 부유세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돼 이미 상당수 자산가가 재산을 해외로 이동시켰다. 그러지 않아도 오랫동안 자본이탈에 시달렸는데, 이렇게 되면 부자에게 세금을 거둔다는 상징 이상의 유의미한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어떤 이유든지 단지 그 국가에 자산을 둠으로써 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면 소유주가 자본을 해외로 옮기는 반응은 놀랍지 않다. 이런 특성 때문에 부유세로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실제로 많지 않다. 부과 기준이 10만스위스프랑(약 1억2000만원)으로 사실상 광범위한 재산세에 가까운 스위스의 세수가 국내총생산(GDP)의 1% 내외로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부유세가 있어도 전체 세수의 1%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재원은 확보하지 못하고 자본이탈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비단 부유세가 아니어도 특정 계층 또는 자산에 과세를 갑자기 강화하면 순이익 관점에서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자본의 해외 이탈을 촉발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미래에 함부로 세금을 거둘지 모른다는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실제로는 순이익의 일부 감소 정도가 아니라 소유권에 대한 본질적인 훼손으로 인식될 수 있다. 특히 이 경우엔 강력한 자본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
계층 간 사회 갈등을 줄이고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자본이탈을 유도하면 실제 세수 확보는 크지 않고 오히려 경제 악화라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중요한 요소는 궁극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인데, 자본이 이탈하는 투자 및 기업 환경이라면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 부유세 징수는 일견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의로운 정책으로 비칠 수 있으나, 의도와 달리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자본이탈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녔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에 따라 소득 수준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부자라는 이유로 또는 특정 자산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징벌적 조치의 대상이 돼서는 곤란하다. 세금의 과도한 부과 또는 급격한 인상이 부담인 것은 그 형태가 무엇이든지 부자나 자본가 문제가 아니고 자본이탈과 위기를 초래하고 결국 경제주체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