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서울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점검과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에 “국민을 위한 진심은 없고 정쟁을 위한 막말만 남았다”고 반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논평을 내고 “이번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사태는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해당 공무원들은 ‘지금까지의’ 그리고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미결구금자에 대한 인권 유린과 열악한 처우는 한쪽 선수를 묶어놓고 권투시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던 문 대통령의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 칼럼을 인용하며 “인권변호사 출신인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국민께 사과하는 성의가 아쉽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文 대통령의 선택적 인권 의식’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구치소와 요양병원에서 생명과 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일어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코호트 격리만 고집한다”며 “‘구명조끼만 입고 기다리라’고 말한 세월호 선장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에 ‘막말’이라고 반박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국민의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이 사태를 빌미로 대통령을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는 야권의 태도에서 그 어떤 진정성도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진심은 없고 정쟁을 위한 막말만 남았다”며 “국난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책임론에 대해 “문 대통령이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여러 차례 이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법무부가 발표한 교정시설 집단감염 대책도 문 대통령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