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요양병원서만 사망 99명…불충분한 의료자원에 사태 악화
최근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은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 감염 관리가 미흡하고 의료자원과 전원 병상이 제때 지원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정부의 공식 분석이 나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일 '요양병원 긴급의료 대응계획'을 발표하면서 요양병원의 피해 급증 원인을 이같이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2월 한 달간 코로나19로 시설이 통째로 격리되는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요양병원은 전국적으로 14곳이고, 이들 병원에서 확진자는 996명, 사망자는 99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본은 "상당수 요양병원은 6∼7인실이어서 과밀 문제가 있고, 또 대부분의 환자가 누워있는 데다 기저질환이 있어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본이 그간의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감염은 주로 종사자를 통해 시작됐으며, 코호트 격리 중 감염관리가 미흡했다.

또 의료자원과 전원 병상이 적시에 충분히 지원되지 않은 것이 상황을 악화시킨 주된 원인으로 파악됐다.

기저질환이 있고 거동이 불편한 요양병원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전원할 수 있는 병상을 찾기 어려워 병동이나 층을 구분해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산 관리해왔으나 그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코호트 격리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요양병원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 비접촉자를 다른 요양병원으로 신속히 전원시키고, 확진자 규모가 작으면 확진자를 전원시키는 방식이다.

두 그룹을 완전히 분리해 병원 내 감염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방역당국과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긴급현장대응팀을 파견해 상황을 평가하고 격리·전원 계획, 인적·물적 지원방안 등을 마련키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