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업황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업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PC D램 범용제품 현물가는 작년 말 3.46달러를 기록, 한 달 새 24.9% 급등했다. 기업 간 대량 거래 때 활용되는 ‘고정거래가격’도 이달부터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에 PC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5G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D램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희망 2021 주력산업 전망]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D램 수요 폭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산업도 ‘호황’이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연말까지 주문이 꽉 차 있을 정도로 ‘공급 부족’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팹리스(생산시설이 없는 설계 전문업체)에서 5G 통신칩, GPU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은 작년 대비 6% 증가한 897억달러(약 97조원)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파운드리 매출이 2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파운드리 성장에 반도체 후공정 시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전자, TSMC 같은 파운드리업체들은 패키징(칩을 기기에 연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공정)을 전문 업체에 맡기고 있다.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진입으로 칩이 점점 작아지면서 패키징에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선두권 파운드리업체들이 연간 10조~20조원을 파운드리 설비·기술 투자에 쏟아붓다 보니 패키징의 미세화에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한 영향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패키징 시장 규모가 지난해 490억달러에서 올해엔 513억달러, 2025년 6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