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매체 CNBC가 작년 한국 증시에 내린 평가다. 3일(현지시간) CNBC는 “작년 한국 증시가 미국은 물론 주요 신흥국 주가 상승률을 앞질렀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더불어 한국의 주가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MSCI 지수에 편입되어 있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작년에만 39.7% 상승해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 ETF(EEM) 수익률(17.6%)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별 신흥국 주가상승률을 앞질렀다. S&P500지수 상승률(16.3%)도 뛰어넘었다.
미국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처와 재정정책이 주식시장의 높은 성과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메흐란 나흐자바니 MRB파트너스 신흥시장 전략가는 “2018년~2019년에 걸친 경기둔화로 한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통화정책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시기에서 정책적 지원이 이미 시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효과가 좋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운좋게도 한국의 보건정책과 많은 경제적 정책지원이 적기에 결합되었다”며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나타난 가혹한 봉쇄조치가 내려지지 않아 코로나19 시기에도 지난 2년간의 침체에서 회복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2017년 전년대비 3.2% 증가한 것에서 2018년에는 2.9%, 2019년에는 2%대를 기록하면서 10여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9년 EEM이 15%가량 상승한 반면 EWY는 5.7% 상승에 그치는 등 주식시장도 약세였다.
다양한 산업 구성이 주가지수의 급등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서 부다히안 BCA리서치 신흥국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이토록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같은 기술주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산업재·소재 업종이 산업을 구성한 덕분”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도 한국 시장의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한국 향방은 세계 경제가 얼마나 강하게 회복되느냐에 달려있다”며 “조정이 오더라도 조정기를 매수기회로 활용하라”고 덧붙였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