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3사는 지난해 중국, 일본의 경쟁사들과 비교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 ‘톱5’에 들었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에 판매된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이 24.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CATL은 지난해 1~10월 집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에 밀렸지만,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면서 다시 1위를 탈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파나소닉(19.2%), 삼성SDI(5.8%), SK이노베이션(5.5%) 등이 뒤를 이었다.

1위 자리를 놓쳤지만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다. 작년 1~11월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142.7%의 성장률을 기록해 CATL(3.1%)과 파나소닉(-8.5%)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72.4% 성장해 세계 시장 점유율 순위를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작년 1~11월간 239.0% 성장해 9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CATL을 제외한 중국 업체들과 일본 업체들은 대부분 역성장했다.

3사의 높은 성장세는 각 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의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폭스바겐 ‘ID.3’의 판매 호조가 보탬이 됐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코나 일렉트릭(유럽)’과 기아 ‘니로 EV’ 판매량이 성장을 견인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