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우리 후보 낼 것…안철수도 우리 당 밖에선 어렵다 생각할 것"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물밑에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연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우위를 확인한 안 대표가 "단일화 룰은 우선이 아니다"고 치고 나선 가운데, 김 위원장이 "우리 후보를 내겠다"며 견제를 본격화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안 대표는 4일 최고위 회의에서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 행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아동학대 신고 매뉴얼 마련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서울문화재단 개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 공약을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부동산 대책도 종합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거론한 '최종단계 시민경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의향이 있는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비전 경쟁, 정책 경쟁을 먼저 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안 대표의 행보와 상관없이 '우리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안 대표와 단일화 관련 질문을 꺼내자 "국민의힘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만드는 것이 내 책무"라며 "우리가 정한 룰에 따라 경선 과정을 거쳐서 걸러낸다면 가장 좋은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티타임에서는 "우리는 우리 당 후보를 키우는 데 주력하자"면서 "안 대표 자신도 계속 우리 당 밖에 있으면서 우리 당 후보와 단일화 결선을 하는 방식으로는 자신이 최종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든 합치는 것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안 대표가 입당 또는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을 거치는 방안도 김 위원장이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당내에서는 나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같은 중량급 인사들이 무대 위로 오르고 후보군이 추려지면 '안철수 바람'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전날 회동해 서울시장 선거 관련 논의를 하는 등 등판 타이밍을 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신환 전 의원은 5일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2차 공천관리위 회의에서 경선일정과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연합뉴스에 "서울·부산시장 보선은 기호 1번(민주당)과 2번(국민의힘) 후보 간 압축 대결 양상이 될 것"이라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범야권 대통합과 야권 후보 단일화의 플랫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