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 다니던 방송사서 해고…조국은 대법원 판결 나와야 결정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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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국민 공분사면서 양부모 정보 확산
정인이 양부, 다니던 방송사서 해고 당해
양모도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알려져
정인이 양부, 다니던 방송사서 해고 당해
양모도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알려져
16개월 입양아가 양부에게 학대를 당해 사망한 '정인이 사건'의 정인이 양부 안모 씨가 재직하던 방송사에서 해고됐다.
안 씨가 다니던 기독교 계열 A 방송사 관계자는 5일 "이날 진행된 2차 징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안 씨에 대해 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방송사는 안 씨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업무배제 및 대기 발령 조치를 취해왔으며, 기소 단계부터 인사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피해 아동 양부모의 신상은 물론 두 사람의 출신학교, 양부 재직중인 회사, 정인이 조부모의 직장 정보 등도 온라인에서 상당 부분 공개된 상태였다.
지난해 일어난 사건에 대해 전국민의 공분이 다시 일게 된 것은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인이 사건'을 다루면서다.
방송에 등장한 양부는 항간에 떠도는 정인이 사진 속 멍자국들에 대해 "아기 아토피가 많이 심해졌다. 귀, 볼, 그 다음 목까지 심해졌고, 올 때부터 전신에 몽고반점이 있었다. 목부터 종아리 발끝까지"라며 "모르는 사람들은 멍처럼 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피부 자체가 재생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긴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이같은 양부의 해명에 대해 "무조건 아이의 기질 탓을 한다"면서 "멍과 몽고반점 얘기를 할 때 몽고반점이라고만 생각을 했다면 피부 재생력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부분은 멍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부 재생력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인이의 상태를 본 의사들 또한 "외력에 의한 멍일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그 나이 대에 생기는 아토피는 태열 볼 주변에 각질을 동반해서 홍반이다. 아기는 그런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고 언뜻 일반인이 봐도 피부가 좋다"며 "전반적으로 몽고반점이 푸르스름하게 있다. 근데 자줏빛 자국들이 보이는데 이런 것은 몽고반점하고 상관없는 외상에 의한 멍"이라고 말했다.
3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양부모의 말만을 믿고 정인이를 집에 계속 돌려보냈고 정인이는 응급실에 실려와 3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전날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킨 양부는 꼭 병원에 데려가라던 어린이집 교사의 당부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김태경 교수는 "가지 않았다는 것은 가면 뭔가 드러날 여지가 있다고 걱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적절히 방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계산이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변호사는 "살인 방조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다. 이 아버지도 (정인이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예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막 출혈이었다. 국과수는 췌장 절단 외에도 소장과 대장 장간막열창 및 광범위한 후복막강출혈이 있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 7곳과 다수 피하출혈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은 안 씨를 유기와 방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안 씨의 부인이자 정인이의 양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두 사람에 대한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한편 첫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직장서 비교적 신속하게 해임된 양부의 사례가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에게 적용된 무죄추정 원칙과 상반돼 눈길을 끈다.
법정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조민이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한 이른바 '7대 스펙'은 모두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법원의 판결에도 고려대와 부산대는 조씨의 입학 취소에 신중한 입장이다. 두 대학은 정경심 교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후에야 조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국 전 장관이 재직중인 서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법조 관계자는 "조국 사건도 입시 공정을 침해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속으로 들어가버렸다"면서 "우리나라 소위 일류 대학교조차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역시 국립대학교 명성에 해를 끼치고 국립대학교 교수(공문서 위조 시점)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점은 명확한데 공정과 정의의 상아탑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안 씨가 다니던 기독교 계열 A 방송사 관계자는 5일 "이날 진행된 2차 징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안 씨에 대해 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방송사는 안 씨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업무배제 및 대기 발령 조치를 취해왔으며, 기소 단계부터 인사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피해 아동 양부모의 신상은 물론 두 사람의 출신학교, 양부 재직중인 회사, 정인이 조부모의 직장 정보 등도 온라인에서 상당 부분 공개된 상태였다.
지난해 일어난 사건에 대해 전국민의 공분이 다시 일게 된 것은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인이 사건'을 다루면서다.
방송에 등장한 양부는 항간에 떠도는 정인이 사진 속 멍자국들에 대해 "아기 아토피가 많이 심해졌다. 귀, 볼, 그 다음 목까지 심해졌고, 올 때부터 전신에 몽고반점이 있었다. 목부터 종아리 발끝까지"라며 "모르는 사람들은 멍처럼 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피부 자체가 재생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긴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이같은 양부의 해명에 대해 "무조건 아이의 기질 탓을 한다"면서 "멍과 몽고반점 얘기를 할 때 몽고반점이라고만 생각을 했다면 피부 재생력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부분은 멍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부 재생력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인이의 상태를 본 의사들 또한 "외력에 의한 멍일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그 나이 대에 생기는 아토피는 태열 볼 주변에 각질을 동반해서 홍반이다. 아기는 그런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고 언뜻 일반인이 봐도 피부가 좋다"며 "전반적으로 몽고반점이 푸르스름하게 있다. 근데 자줏빛 자국들이 보이는데 이런 것은 몽고반점하고 상관없는 외상에 의한 멍"이라고 말했다.
3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양부모의 말만을 믿고 정인이를 집에 계속 돌려보냈고 정인이는 응급실에 실려와 3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전날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킨 양부는 꼭 병원에 데려가라던 어린이집 교사의 당부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김태경 교수는 "가지 않았다는 것은 가면 뭔가 드러날 여지가 있다고 걱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적절히 방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계산이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변호사는 "살인 방조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다. 이 아버지도 (정인이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예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막 출혈이었다. 국과수는 췌장 절단 외에도 소장과 대장 장간막열창 및 광범위한 후복막강출혈이 있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 7곳과 다수 피하출혈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은 안 씨를 유기와 방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안 씨의 부인이자 정인이의 양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두 사람에 대한 공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한편 첫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직장서 비교적 신속하게 해임된 양부의 사례가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에게 적용된 무죄추정 원칙과 상반돼 눈길을 끈다.
법정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조민이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한 이른바 '7대 스펙'은 모두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법원의 판결에도 고려대와 부산대는 조씨의 입학 취소에 신중한 입장이다. 두 대학은 정경심 교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후에야 조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국 전 장관이 재직중인 서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법조 관계자는 "조국 사건도 입시 공정을 침해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속으로 들어가버렸다"면서 "우리나라 소위 일류 대학교조차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역시 국립대학교 명성에 해를 끼치고 국립대학교 교수(공문서 위조 시점)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점은 명확한데 공정과 정의의 상아탑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