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진짜 인질범은 70억달러 인질로 잡고 있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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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를 나포한 가운데, 이란 정부 대변인이 "이란 자금 약 7조6000억원(70억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주장에 익숙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인질범으로 불려야 한다면, 그것은 70억 달러가 넘는 우리 자금을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날 오전 10시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다만 한국케미의 선주사인 디엠쉽핑은 해양 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혁명수비대는 이처럼 나포 이유로 해양오염 혐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론 한국 계좌에 동결된 이란 자금에 대한 불만 또는 호르무즈 해협 제해권 과시, 적대관계인 미국과 그 동맹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라비에이 대변인의 '70억달러' 발언으로 미국의 제재로 한국 계좌에서 출금이 동결된 이란 자금이 한국케미를 나포한 배경 중 하나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이날 라비에이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동결된 자산과의 연관성에 대해 가장 직설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과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따르면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은 약 70억 달러로 추정된다. 한은에 예치된 일반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은 지난해 9월 기준 3조4373억원으로, 이 자금의 90% 이상이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맡긴 돈이다.
이와 별개로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도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이 동결돼 있는 상태다. 양사는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원화 계좌를 개설했다. 이 계좌는 이란산 원유 수입과 국내 수출업체의 대(對)이란 수출 지원을 위해 사용돼 왔다.
다만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정부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외교적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외교부는 선박 억류를 인지한 지난 4일 오후부터 현지 재외공관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반을 가동했다. 이날 오후 다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 대책본부회의를 개최했다.
이어 5일엔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 국장이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억류 해제 교섭을 위해 대표단을 급파할 예정이고, 최종권 외교부 1차관은 오는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한 해당 한국 선박은 현재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입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주이란 대사관의 담당 영사를 선박 소재 지역에 급파한 상태다. 이에 앞서 외교부와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으며 군은 인근에 있던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급파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주장에 익숙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인질범으로 불려야 한다면, 그것은 70억 달러가 넘는 우리 자금을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날 오전 10시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다만 한국케미의 선주사인 디엠쉽핑은 해양 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혁명수비대는 이처럼 나포 이유로 해양오염 혐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론 한국 계좌에 동결된 이란 자금에 대한 불만 또는 호르무즈 해협 제해권 과시, 적대관계인 미국과 그 동맹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라비에이 대변인의 '70억달러' 발언으로 미국의 제재로 한국 계좌에서 출금이 동결된 이란 자금이 한국케미를 나포한 배경 중 하나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이날 라비에이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동결된 자산과의 연관성에 대해 가장 직설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과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따르면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은 약 70억 달러로 추정된다. 한은에 예치된 일반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은 지난해 9월 기준 3조4373억원으로, 이 자금의 90% 이상이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맡긴 돈이다.
이와 별개로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도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이 동결돼 있는 상태다. 양사는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원화 계좌를 개설했다. 이 계좌는 이란산 원유 수입과 국내 수출업체의 대(對)이란 수출 지원을 위해 사용돼 왔다.
다만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정부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외교적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외교부는 선박 억류를 인지한 지난 4일 오후부터 현지 재외공관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반을 가동했다. 이날 오후 다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 대책본부회의를 개최했다.
이어 5일엔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 국장이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억류 해제 교섭을 위해 대표단을 급파할 예정이고, 최종권 외교부 1차관은 오는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한 해당 한국 선박은 현재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입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주이란 대사관의 담당 영사를 선박 소재 지역에 급파한 상태다. 이에 앞서 외교부와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으며 군은 인근에 있던 청해부대 33진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급파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