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대사를 접견하기 위해 당대표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대사를 접견하기 위해 당대표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을 수습하고 나섰지만 강성 지지층을 비롯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낙연 사퇴' 등장

이낙연 대표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당내에서도 반발이 일자 "두 전직 대통령의 반성이 먼저"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의 마음은 돌려세우지 못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낙연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5일 오전 8시 기준 4000여명이 동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청원인은 "촛불 국민과 90% 이상 탄핵을 원했던 국민을 기만하고 본인의 정치를 위한 행보를 위해 사면을 이야기하는 이낙연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한다. 이 인물이 대통령이 된다면 반드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줄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위해 이낙연 대표 사퇴를 요청한다"며 "지금도 발목을 잡는 국민의힘을 제쳐두고 국민들이 뽑은 민주당은 180석의 힘을 밀고 개혁을 하루빨리 완성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당사에서는 대진연이 시위 나서기도

같은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들이 난입해 이낙연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대진연 회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탄핵해주십시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완전 철회해주십시오' 제목의 면담요청서를 들고 농성에 임했다. 대진연은 반미 운동을 주도적으로 해오고 있는 강성 청년 진보단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대진연 회원들은 성명을 통해 "촛불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민주당과 이낙연 대표가 윤석열 총장 탄핵에 신중론을 이야기하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이야기하니 어이가 없다"며 "이낙연 대표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촛불 정권으로 인해 권력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왜 국민 목소리를 듣지 않고 통합을 운운하며 적폐세력과 손을 잡고 있는가. 권력에 눈에 멀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자는 끝이 정해져 있다"며 "부디 민주당이 그 끝을 가지 않길 바란다. 민주당이 가는 길이 국민과 함께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