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한국판 뉴딜에 금융권이 자금흐름 물꼬 터달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우리 경제를 이끌 미래 성장 동력 분야로의 자금 흐름은 여전히 미약하다"며 "금융권이 생산적 분야로 자금흐름의 물꼬를 터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범금융권 신년사를 통해 "한국판 뉴딜, BIG3 산업(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육성 등 경제를 이끌 미래 성장동력 분야로의 자금 흐름이 여전히 미약하다"며 금융권의 분발을 촉구했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비전과 관련해서는, "국내 금융회사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하며 저탄소 금융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새해 우리 경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끄는 선도적 역할도 적극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금융의 역할을 수차례 강조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과 관련해서는 "소상공인 특별지원 프로그램(3조원)을 신설했다"며 "이번 맞춤형 금융지원이 소상공인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도록 시중은행들의 적극적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위기가 현재진행형임을 감안해 추후 금융지원 정상화 과정에서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금융권·산업계와 소통하며 ‘질서있는 정상화’를 고민해야한다"고도 했다.

유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홍 부총리는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위기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 부채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시중 유동성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당초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 6개 협회 공동주관으로 개최하는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이같이 발언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신년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