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론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한 세종시 아파트 전경.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세종시 집값이 37%, 전셋값은 47% 올랐다고 발표했다.  (자료 연합뉴스)
천도론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한 세종시 아파트 전경.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세종시 집값이 37%, 전셋값은 47% 올랐다고 발표했다. (자료 연합뉴스)
정부의 잇단 규제와 공급대책 속에서도 지난해 전국 집값과 전셋값은 상승했다. 집값은 9년 만에, 전셋값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급대책을 내놓고 자신했던 지난달에도 전국 집값은 1% 가까이 뛰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조사기간 11월10일~12월14일) 전국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90% 올랐다. 2008년 6월(1.15%)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0.17%→0.26%)을 비롯한 수도권(0.49%→0.66%), 지방(0.58%→1.12%), 5대 광역시(1.01%→1.79%), 8개도(0.29%→0.68%) 등이 전국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5.36% 올랐다. 이는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7.57%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단독(2.50%)과 연립( 1.16%) 등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는 9년 만에, 연립은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단독은 전년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서울의 집값은 작년에 2.67% 올라 2018년(6.22%) 이후 최고로 올랐다. 외곽지역인 노원구가 4.74% 올라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구로구 3.61%, 동대문구 3.59%, 강북구 3.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인 강남(0.59%)·서초(0.81%)·송파구(1.48%)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서 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6.49% 상승한 가운데 경기는 9.14%, 인천은 6.81%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광역시·도 기준으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은 세종시였다. 수도 이전 논의가 불붙으면서 가파르게 올랐던 세종시는 집값이 37.05% 올랐다. 세종에 이어 대전(13.99%), 경기(9.14%), 울산(7.63%), 인천(6.81%), 부산(5.90%), 대구(5.85%) 등의 순이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일대. / 사진=연합뉴스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일대. / 사진=연합뉴스
전셋값도 만만치 않았다. 작년 12월 전국 전셋값은 0.97% 상승했다. 2011년 9월(1.33%)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수준으로 뛰었다. 서울(0.53%→0.63%)은 물론 수도권(0.74%→0.89%), 8개도(0.38%→0.59%) 등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지방(0.58%→1.03%)과 5대 광역시(0.78%→1.56%)에서는 1%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4.30% 올랐던 세종시 전셋값은 6.15% 급등했다.

연간으로도 지난해 전국 주택 전셋값은 4.61% 상승했다. 2015년(4.85%)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7.32% 올라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연립은 0.88%, 단독은 0.22% 상승에 그쳤다.

작년 서울의 전셋값은 3.66% 올랐고, 아파트 전셋값만 놓고 보면 5.58% 상승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5.59% 상승했다. 광역시·도 주택 전셋값 상승률에서도 역시 세종(47.41%)이 1위를 차지했다. 울산(11.97%), 대전(10.38%), 경기(6.70%), 인천(6.64%) 등의 순이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월세는 0.32% 올랐다. 전달(0.18%)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2015년 7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세 상승률은 1.09%로 집계돼 부동산원이 월세 통계를 발표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세 상승률 역시 세종시가 압도적이었다. 세종(13.45%), 울산(4.50%), 대전(2.44%), 경기(1.53%), 대구(1.18%), 인천(1.04%), 서울(0.99%) 등의 순으로 높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