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활동하는 실내건축 디자이너 박재우(49) 수퍼파이 대표가 최근 한국실내건축가협회가 주는 2020년 골든스케일 베스트디자인 어워드를 받았다.

3년 연속 수상한 것으로 비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로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5일 "대구 실내건축의 자존심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골든스케일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는 어떤 상인가.

▲ 지난해까지 37회를 맞은 골든스케일 어워드는 해마다 7개 작품만 선정하는데 국내 실내건축 디자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한국실내건축가협회는 1979년 창립한 국토교통부 산하 비영리법인 단체로 인테리어 분야 국내 최대 단체다.

-- 2020년 수상작 '스페이스 무태'은 어떤 작품인가.

▲ 한자로는 '空間無怠'인데 카페와 대관 갤러리 기능을 함께 갖춘 공간이다.

단순히 여백을 두는 것이 아닌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는 데 집중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콘텐츠로 채우는 실험적인 장소이며 여러 기능으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 3년 연속 수상했는데 2018년과 2019년 작품을 소개해 달라.
▲ 2018년 수상작은 팔공산 복합문화공간을 주제로 한 '헤이마(HEIMA)'라는 작품인데 기획부터 건축 및 공간 디자인, 시공까지 총괄 디자인했다.

설계 주체인 디자이너 고유 권리인 저작권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주위의 관심과 도움으로 권리를 확인한 뜻깊은 작품이다.

2019년에는 '커피명가 어나더랩'이란 작품으로 상을 받았는데 공간에 주제를 담아 건축적으로 재해석하는 카페 공간 작품이다.

-- 비수도권 디자이너가 3년 연속 수상한 전례가 없다는데.
▲ 대구에서도 그렇고 비수도권에서 3년 연속 수상한 디자이너는 없는 것으로 안다.

-- 비수도권에서 수상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뭔가.

▲ 디자인 감각이 좋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야 하지만 클라이언트나 프로젝트 관련자들에게 비주얼을 통한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본인 최종 작업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기록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 점에서 전반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 실내건축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 그렇다.

대학 전공은 전기공학이다.

대구에서 6년간 수학 학원을 운영했다.

-- 수학 강사가 실내건축에 눈을 뜬 계기는.
▲ 수년 전 세계적 건축가인 일본의 안도 다다오에 관한 얘기를 책에서 접했다.

권투선수였던 그가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실내건축에 뛰어든 스토리가 많은 영감을 준 것 같다.

곧바로 학원을 접고 실내건축 디자이너의 길을 모색하게 됐다.

--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었을 텐데.
▲ 독학했다.

닥치는 대로 건축과 공간디자인 관련 책을 읽고 현장을 찾아 디자인 공정을 관찰하면서 실기 능력을 쌓았다.

건축 전공자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 비수도권에서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보는지.
▲ 비수도권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기술력을 높이고 디자인 질을 높여 실내디자인 수준과 격을 높이는 디자이너들이 많다.

수상은 끊임없는 긍정과 겸손, 도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끝없이 실패하고 좌절한 디자이너만이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진짜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 향후 계획은.
▲ 지금까지 실내건축 디자인을 하면서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앞으로도 그와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공간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