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로템과 현대위아는 작년 한해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로템은 11.32% 오르는데 그쳤고, 현대위아는 2.34%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는 각각 62.71%, 46.82%, 32.85% 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현대로템과 현대위아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5일 10.81% 오른 2만16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2만42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부터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인 ‘KTX-이음’이 운행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반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이 열차를 시승하고 “2029년까지 모든 디젤 여객기관차를 KTX-이음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KTX-이음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디젤 기관차의 70%, 전력소비량이 기존 KTX의 79% 수준이다.
현대차 소외주에도 차례 돌아왔다…현대위아·현대로템 등 급등
올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2018년부터 줄곧 적자를 냈지만 올해엔 9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만의 열차인 TRA와 이집트 카이로의 3호선 전동차 등 대규모 해외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TX-A노선부터 싱가포르의 LTA까지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며 “수주잔고가 9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위아는 이날 3.17%오른 7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간 49.37% 올랐다. 현대차의 전기차 신차 ‘아이오닉5’의 출시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아이오닉5의 오스트리아 사전예약 홈페이지가 유출된 영향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위아가 아이오닉5 출시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기차 시대에 그룹사 안에서의 중장기적인 역할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차 소외주에도 차례 돌아왔다…현대위아·현대로템 등 급등
현대위아는 작년 4분기부터 실적이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수출물량이 회복되고, 작년 4분기부터 GV80 출고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국내 엔진 생산은 작년 4분기 90~100%에 달하는 높은 가동률을 보였다. 올해 연간 매출은 13.8% 늘어난 7조5849억원, 영업이익은 74.84% 증가한 183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