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2.6조 쓸어담은 개미…삼성전자·SK바이오팜 '청신호' [이슈+]
연초부터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진격하고 있다. 새해 들어 2거래일 만에 2조6000억원을 쓸어담았다. 이 중에 절반 가량은 삼성전자를 담았고, SK바이오팜도 3000억원 넘게 쇼핑했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두 종목의 전망을 모두 좋게 보고 있다.

개미, 연초부터 주식쇼핑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개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2조613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관은 2조2817억원, 외국인은 3372억원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된다.

저금리·저성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예·적금 잔액은 673조7286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583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의 전달 대비 감소폭(10조1690억원)을 제외하면 1년 새 가장 많이 줄었다.

투자자예탁금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투자자예탁금은 65조5227억원으로 전월(61조5876억원)보다 3조9351억원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일시적으로 받아 보관하고 있는 돈으로, 통상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진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기록적 순매수를 이어나가면서 증시 주포(주도 세력)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저금리 환경 지속과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식을 대안으로 삼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초 2.6조 쓸어담은 개미…삼성전자·SK바이오팜 '청신호' [이슈+]

개미들, 대장주 삼성전자 쓸어담아

개미들이 연초부터 매수에 집중한 종목은 국내 증시 대장주(株)인 삼성전자다. 이들이 2거래일 동안 사들인 삼성전자는 1조2816억원이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사들인 삼성전자 액수가 2조2658억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가 시작할 때(7월1일)만 해도 5만26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11월 6만원대에 안착하더니 12월엔 급등해 7만원을 넘어 8만원에 진입했다. 올해 초에는 8만3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전날에는 8만3900원까지 올랐는데,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00조8647억원으로 불어났다. 종가 기준으로 시총이 500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최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10만원도 부족하다고 보고 11만원을 넘어선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높였다.

이 증권사 김경민 연구원은 "배당 확대 가능성, 파운드리 공급 부족과 제품가격 상승(인플레이션), 디램(DRAM) 업황 턴어라운드 영향 등이 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초 2.6조 쓸어담은 개미…삼성전자·SK바이오팜 '청신호' [이슈+]

SK바이오팜, 기관 의무 보유 물량 풀리자 급락…저가 매수세 유입

개미들이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은 SK바이오팜이다. 전날까지 개미들은 34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수급적인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개미들이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기관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던 SK바이오팜 주식 492만2063주가 6개월 의무보유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렸다. 이는 SK바이오팜 공모 당시 기관들이 배정받았던 1320만주 가운데 37%가 넘는 수준이다.

앞서 상장 15일 뒤에는 1만3700만주가, 한 달 뒤에는 26만2500주, 지난 10월에는 170여만주가 시장에 나왔는데, 이번에 풀린 물량은 앞서 나온 물량보다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기관 보유물량이 풀린 지난 4일 SK바이오팜 주가는 직전일보다 1만4500원(8.58%) 내린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전날에는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6000원(3.88%) 오른 16만500원에 마감했다.

SK바이오팜에 대한 전망은 밝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뇌전증 대표 약품업체에 기술수출을 성공했고, 유럽에서는 기술수출 국가가 늘어나는 등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상장 후 주가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큰 점은 부담이라는 게 한 연구원의 판단이다.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인 4만9000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날 기준 SK바이오팜은 1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공모가 대비 227%의 수익률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