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카나브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단백뇨 감소’ 적응증 추가 획득 및 사용 연령 확대를 각각 승인받았다고 5일 밝혔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자체 개발한 ARB(Angiotensin receptor blocker·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계열 고혈압 치료제다.
회사에 따르면 기존 ARB 계열 고혈압치료제 중 단백뇨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로사르탄과 이르베사르탄이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 국내 로사르탄의 처방 실적은 약 1090억원이다. 같은 기간 이르베사르탄의 처방 실적은 약 190억원이다. 두 약물의 전체 처방실적을 합치면 1280억원 규모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보령제약은 ‘단백뇨 감소’ 적응증 확대를 위해 실험을 수행했다.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 301명을 대상으로 카나브와 로사르탄을 투여한 것이다. 그 결과 로사르탄에 비해 카나브의 단백뇨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카나브의 처방 연령 확대를 위해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 대한 연구도 수행했다. 회사는 카나브와 페린도프릴을 각각 100명과 93명에게 투약해 비교했다. 페린도프릴은 고령자 사용 적응증을 보유한 ACEI(앤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기전의 고혈압치료제다. 그 결과 카나브는 페린도프릴와 같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카나브의 기존 ‘사용상 주의사항’ 중 ‘이 약은 70세 초과의 고령자에 대한 투여 경험이 없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고령자에 대한 처방 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카나브의 사용 연령이 확대되며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 대한 처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조군으로 사용된 페린도프릴은 카나브와 다른 기전인 ACEI 계열의 고혈압치료제다. 때문에 페린도프릴 처방 실적을 가지고 신규 시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식약처 승인으로 고령의 고혈압 환자 및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카나브 실적 증대 효과 역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2011년 카나브를 출시한 이래 다른 성분을 결합한 다양한 복합제를 출시하며 매출을 확대해왔다.
2016년에는 카나브와 이뇨제를 결합한 카나브플러스를 출시했다. 그해 카나브와 암도리핀의 복합제인 ‘듀카브’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인 ‘투베로’도 출시했다.
지난해 3월과 9월에는 ‘듀카로’와 ‘아카브’를 각각 출시했다. 듀카로는 카나브에 암로디핀과 로수바스타틴 더한 3제 복합제다. 출시 6개월만에 고혈압·이상지지혈증 3제 복합제 국내 시장에서 처방실적 기준 1위를 달성했다. 아카브는 카나브와 아토르바스타틴의 복합제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단일제 및 복합제 제품군을 ‘카나브 패밀리’로 통칭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들어 11월까지 943억원의 국내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2020년 카나브패밀리가 1000억원의 연간처방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