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달과 3월에 원유를 당초 계획보다 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5일(현지시간) “소속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가 기존 예정보다 감산량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OPEC+는 다음달엔 하루평균 712만5000배럴, 3월엔 705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2월 기준으로는 기존에 예정됐던 감산량(하루평균 580만 배럴)보다 하루평균 132만5000배럴을 시장에 덜 내놓겠다는 얘기다.

OPEC+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열린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만 증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다음달부터 두 달에 걸쳐 매달 산유량을 각각 하루평균 6만5000배럴, 1만 배럴 늘린다.

OPEC 좌장국 격인 사우디는 다음달부터 두 달간 하루평균 100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국제 원유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OPEC+는 작년 4월부터 대규모 원유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

OPEC+는 당초 이달부터 하루평균 580만 배럴만 감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회의에서 원유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감산 규모를 기존 대비 50만 배럴만 줄인 하루평균 720만 배럴로 결정했다. OPEC+는 오는 4월 이후 산유량은 3월 4일 화상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예정보다 적은 양의 원유가 시장에 풀린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6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당 50.02달러에 거래됐다. 5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선 북해산 브렌트유가 지난 4일 대비 5.4% 오른 배럴당 53.86달러에 거래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