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아침시편] 하루 150번이나 '선택' 앞에 고민하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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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시 읽는 CEO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 미국 계관시인(1874~1963).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하버드대를 중퇴했다. 시집 《보스턴의 북쪽》, 《시 모음집》 등을 냈다. “인생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다”라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입을 옷이나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결정하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대사까지 모두 다 그렇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도 150여 차례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 중에서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30차례 정도에 불과하고, 올바른 선택이라며 미소를 짓는 것은 5차례도 안 된다고 한다.
20세기 미국 국민시인으로 뽑힌 로버트 프로스트도 그랬다. 그는 남들이 평생 한 번도 타기 어려운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받은 최고의 계관시인이지만, 마흔 살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모든 일에 실패했다. 10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오랫동안 버몬트의 농장에서 주경야독 생활을 했고, 하버드대를 중퇴한 뒤 뉴햄프셔의 농촌에서 10여 년간 농사꾼으로 일했다.
그 사이에 학업이든, 신문기자 일이든, 농장 일이든 계속 실패했다. 그러나 그 좌절의 시간을 시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이를 토대로 소박한 농민들의 삶과 자연의 섭리를 노래함으로써 그는 현대 미국 시인 중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가지 않은 길’은 그가 실의에 빠져 있던 20대 중반에 썼다. 문단에서 인정을 받은 것도 아니고 직업도 뚜렷하게 없던 때였다. 더욱이 기관지 계통의 병까지 앓고 있었다. 그야말로 외롭고 쓸쓸한 결핍의 시절이었다.
그런 그의 집 앞에 숲으로 이어지는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그 길과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그는 이 시를 썼다. 그의 시가 알려주듯이 누구도 두 길을 동시에 걸을 수는 없다. 한 길에 들어선 뒤에는 그 길을 되돌릴 수도 없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선택이고 숙명이며 인생이다.
어떤 선택도 ‘후회’와 ‘미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 시인 존 밀턴도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게 마련이며,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훗날 ‘가지 않은 길’을 바라보며 한숨 쉬지 않으려면 자신이 먼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여정이 비록 험난할지라도, 그 길을 택한 용기의 의미와 ‘선택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인생의 길 끝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 미국 계관시인(1874~1963).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하버드대를 중퇴했다. 시집 《보스턴의 북쪽》, 《시 모음집》 등을 냈다. “인생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다”라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입을 옷이나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결정하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대사까지 모두 다 그렇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도 150여 차례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 중에서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30차례 정도에 불과하고, 올바른 선택이라며 미소를 짓는 것은 5차례도 안 된다고 한다.
20세기 미국 국민시인으로 뽑힌 로버트 프로스트도 그랬다. 그는 남들이 평생 한 번도 타기 어려운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받은 최고의 계관시인이지만, 마흔 살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모든 일에 실패했다. 10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오랫동안 버몬트의 농장에서 주경야독 생활을 했고, 하버드대를 중퇴한 뒤 뉴햄프셔의 농촌에서 10여 년간 농사꾼으로 일했다.
그 사이에 학업이든, 신문기자 일이든, 농장 일이든 계속 실패했다. 그러나 그 좌절의 시간을 시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이를 토대로 소박한 농민들의 삶과 자연의 섭리를 노래함으로써 그는 현대 미국 시인 중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가지 않은 길’은 그가 실의에 빠져 있던 20대 중반에 썼다. 문단에서 인정을 받은 것도 아니고 직업도 뚜렷하게 없던 때였다. 더욱이 기관지 계통의 병까지 앓고 있었다. 그야말로 외롭고 쓸쓸한 결핍의 시절이었다.
그런 그의 집 앞에 숲으로 이어지는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그 길과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그는 이 시를 썼다. 그의 시가 알려주듯이 누구도 두 길을 동시에 걸을 수는 없다. 한 길에 들어선 뒤에는 그 길을 되돌릴 수도 없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선택이고 숙명이며 인생이다.
어떤 선택도 ‘후회’와 ‘미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 시인 존 밀턴도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게 마련이며,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훗날 ‘가지 않은 길’을 바라보며 한숨 쉬지 않으려면 자신이 먼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여정이 비록 험난할지라도, 그 길을 택한 용기의 의미와 ‘선택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인생의 길 끝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