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어가며 시가총액이 하루에 조 단위씩 증가하는 대형주가 속출하고 있다. 가장 큰 매수 주체인 개인이 대형주로 쏠린 영향이다.

불개미가 쓸어담는 '대형주'…시총 하루에 兆 단위씩 급증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주가가 5% 이상 오르며 하루 만에 시총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경우는 14번이었다. 이 중 2조원 넘게 늘어난 게 일곱 차례나 됐다. 지난 6일까지 3거래일 동안 일어난 일이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였던 지난달에도 21거래일 동안 26차례 발생하는 데 그쳤다. 주가 3000에 대한 기대가 대형주 쏠림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4일에만 10개 종목의 시총이 1조원 넘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SDI의 시총은 3조원 증가했다.

대형주는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시총은 올 들어서만 6조7500억원 늘어나 7일 종가 기준 24조3184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삼성SDI, 현대모비스 시총도 나흘 만에 각각 9조7418억원, 4조8135억원, 4조6578억원 증가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전에는 시총이 1조원 움직이는 게 굉장히 큰 이벤트였지만 최근에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과거에는 대형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던 개인 매수세가 지금은 주가를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순매수가 대형주 시총을 급격히 불린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은 올해 3거래일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2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김 연구원은 “신용거래를 통해 현금 없이도 주식을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