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역대 최장 장마·겨울엔 이례적 한파…12일까지 강추위
우리나라 강타한 한파 원인은 '음의 북극진동'…온난화 영향
3년 만에 서울에 한파경보가 내릴 정도로 우리나라를 강타한 강추위는 온난화로 인한 '음의 북극진동'에서 비롯됐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의 원인에 대해 북극 바렌츠-카라해를 중심으로 얼음 면적이 작고 기온이 높은 '음의 북극진동'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7일 설명했다.

이로 인해 우랄산맥 부근에서 블로킹(고위도 지역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이 발달했고 대기 하층에서는 대륙 고기압과 저기압이 형성돼 찬 북풍 기류가 강해졌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북극의 온난화로 북극진동 지수가 음으로 전환되면 대기 상층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동아시아에 한파 현상이 나타난다.

이번 추위를 '북극발 추위'라고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여름에는 북극의 이상고온과 이로 인한 블로킹으로 역대 최장기간 장마라는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났다면 이번에는 이례적인 한파가 우리나라를 덮친 셈이다.

대기 상층에서는 우리나라 북동쪽에 자리 잡은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저기압이 정체·회전하면서 영하 50도 안팎의 강한 한기를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대기 하층에서는 대륙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 만들어진 통로를 따라 북쪽의 찬 공기가 빠르게 남하하면서 대기 상·하층의 매우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밀려들었고 전국이 한파의 영향권에 놓였다.

우리나라 강타한 한파 원인은 '음의 북극진동'…온난화 영향
열대 태평양에서 라니냐가 지속하면서 서태평양은 상승기류(대류 활동 증가)가, 중태평양은 하강기류(대류 활동 감소)가 우세해져 열대-중위도 대기 반응이 북태평양의 저기압 발달에 기여한 것도 추위에 영향을 미쳤다.

열대 서태평양에서 상승 운동이 활발해지면 중국∼몽골 부근으로 하강 운동이 활발해져 겨울철 시베리아고기압이 강화되고 우리나라 동쪽 해역 부근에서는 저기압이 세진다.

지난달 30일 광양은 하루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4.2도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았고, 흑산도(영하 1.5도)와 함양군(영하 5.3도)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세밑에서 시작한 추위는 새해까지 이어져 지난 6일 서울에는 2018년 1월 23일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이번 추위는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을 동반한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서울은 전날 오후 9시 최대 3.9㎝의 눈이 쌓였고, 눈구름대가 남하하면서 이날 오후 1시까지 제주 어리목은 51.0㎝, 새만금은 19.5㎝, 세종은 13.5㎝, 울릉도는 34.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추위는 8일을 정점으로 점차 풀리겠지만 12일까지 기온은 평년을 밑돌 전망이다.

또 호남과 제주도는 주말과 다음 주 초에도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 강타한 한파 원인은 '음의 북극진동'…온난화 영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