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6개국 100명 출발
68개국 143개 지회로 성장
中企 해외 판로개척에 앞장
"낙후된 국가도 외면하지 말고
사업일으키겠다는 패기가 중요"
하용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미국 솔로몬 보험그룹 대표·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국의 경제발전과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선배 동포 기업인들이 가꿔 온 월드옥타를 올해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월드옥타는 1981년 미국 등 16개국 100여 명의 재외동포 기업인이 모여 결성한 단체다. 현재 68개국 143개 도시에 지회를 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7000여 명의 회원과 2만3000여 명의 차세대 기업인이 가입돼 있다. 1998년 한국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땐 ‘금 모으기’와 ‘외화 송금운동’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에 확산할 때 전 세계 회원들이 ‘모국 마스크 성금모금’ 운동을 기획해 마스크 20만2000장을 대구·경북 지역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 회장은 “월드옥타는 전 세계에 구축된 한인 경제인들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중소기업 수출의 판로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월드옥타는 ‘해외지사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월드옥타 소속 한인 경제인들이 해외에 지사를 둘 수 없는 국내 중소기업의 지사 역할을 대행해 주는 사업이다. 지난해엔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기획해 한국수산회와 함께 1360만달러 상당의 수산물 수출상담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월드옥타는 한인 기업인들이 모국 청년들의 구직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펼친 ‘1회원사-1모국청년’ 해외취업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에도 온라인 취업박람회 등을 열어 220명의 해외 취업을 성사시켰다.
하 회장은 젊은이들이 꿈을 찾아 세계로 나가는 것도 성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낙후된 나라도 외면하지 말고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사업을 크게 일으킬 궁리를 하는 것이 젊은이다운 패기”라고 했다.
하 회장 역시 1986년 혈혈단신으로 미국에 건너가 연 매출 1억달러 규모를 수주하는 솔로몬 보험그룹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솔로몬 보험그룹은 아시아계 보험회사로는 미국에서 3위권에 올라 있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원에 다닐 때 등록금을 내고 나니 수중에 단돈 5달러만 남았을 정도로 힘든 시절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며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스스로 돌파하려는 의지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