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서열 비슷해 항바이러스 역할 기대…집단 면역 전 활용해야"
국훈 교수 "홍역 예방 MMR 백신, 코로나19 억제 효과"
홍역·볼거리·풍진 예방에 사용되는 MMR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전문가 주장이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제기됐다.

화순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국훈 교수는 7일 "전 국민의 60% 이상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했을 때 나타나는 집단 면역 효과를 기대하려면 올 하반기까지 시일이 걸리므로 안전한 MMR 백신 접종을 우선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MMR 백신은 홍역·볼거리·풍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생후 9개월∼15개월, 4세∼6세에 두 차례 접종한다.
국훈 교수 "홍역 예방 MMR 백신, 코로나19 억제 효과"
국 교수는 앞서 영국과 미국에서 제기된 사례를 통해 가설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당단백 돌기의 염기서열이 홍역·볼거리·풍진 바이러스와 비슷하며 그중 풍진과 가장 가까워 두 바이러스 간 교차 항체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도 "MMR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에게서 코로나19 감염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의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추이의 경우 5천여명의 승조원 중 27%가 확진됐지만 그중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1.7%였고 사망자는 단 1명이었다.

이는 같은 나이대 미국인 환자의 입원율(21%)과 사망률보다 매우 낮았는데 승조원 모두 입대를 앞두고 MMR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국 교수는 설명했다.

생백신 접종을 하면 비특이 자연면역을 증진해 항바이러스 역할을 수행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앓은 환자 중 MMR 백신을 맞아 볼거리 IgG 항체가가 높은 사람은 무증상으로 넘어가지만 항체가가 낮은 사람은 입원과 집중 치료가 필요하였다는 최근 보고도 있다.

국 교수는 빌 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 중인 코로나19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의료인 3만명을 대상으로 MMR 백신을 접종, 코로나19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제3상 국제 임상 시험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 교수는 "백신·치료제로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오랜 시일이 걸리고 백신의 안전성, 항체 생성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수두룩하다"며 "MMR 백신 접종을 고위험군뿐만 아니라 접종 순위가 낮은 건강한 성인을 상대로도 시도해보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화순전남대병원장을 지낸 국훈 교수는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와 대한 소아 혈액종양학회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