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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인디신이 위태롭다…코로나19에 홍대 공연장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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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이홀 이어 무브홀·퀸·에반스라운지까지
    한국 인디신이 위태롭다…코로나19에 홍대 공연장 줄폐업
    "시원섭섭한데, 섭섭한 게 더 크네요.

    주위에서 조금만 더 도와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에반스라운지 김모 대표)
    9년간 홍대에서 인디뮤지션들에게 무대를 내어준 라이브클럽 '에반스라운지'가 지난 4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8∼9월부터 보증금에서 월세 500만 원을 까기 시작했다"며 "버티고 버텼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이어진 연말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은 뒤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침 서교동에 있던 에반스라운지가 철거에 들어간 날이었다.

    ◇ 잇단 공연 취소로 적자 감당 불가…국내 인디신 근간 흔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자영업자가 타격을 입었지만, 소규모 공연장과 인디뮤지션 등 영세한 대중음악예술인에게 코로나19 한파는 특히 더 시리게 다가왔다.

    거리두기 조치로 거의 모든 공연이 취소되면서 1년간 공연장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산업레이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홍대 인근 공연장에서 취소된 공연은 약 416건으로, 피해 금액은 2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티켓을 팔지 못한 데 따른 손해만을 계산한 것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각종 유지비 등까지 합하면 피해 금액은 훨씬 더 커진다.

    지난해 11월 14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이홀이 폐업을 결정하면서 인디신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후에도 무브홀, 퀸라이브홀, DGBD(구 드럭) 등 길게는 수십 년간 홍대를 지킨 공연장이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잇달아 운영을 종료했다.

    한국 인디신이 위태롭다…코로나19에 홍대 공연장 줄폐업
    문제는 공연장의 줄폐업이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내 인디신의 근간을 흔들어 대중음악의 황폐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소속사가 없는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소규모 라이브클럽에서 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차츰 높이고 음악적 역량을 키운다.

    공연으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새 노래를 발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대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이런 선순환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김 대표 역시 "혁오, 장미여관 등 우리 공연장을 거친 가수들이 뜬 걸 보면 뿌듯했다"며 "무대가 없는 팀에게 무대를 제공했다는 게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했다.

    5년 경력의 한 인디밴드 보컬은 "홍대 공연장은 인디뮤지션에게 꿈을 실현하는 무대이자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장소"라며 "특히 소극장 무대는 신인 아티스트가 본인의 음악을 밑바닥부터 알릴 수 있고 무대 '맛'을 보면서 성장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라고 힘줘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한목소리로 공연장을 단순히 다른 업종과 비교해선 안 되고 하나의 '문화'로 봐야 한다면서 국내 대중음악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1∼2월 최대 위기…50인 이하 제한 풀고 지원책 마련해야"
    올해로 26주년을 맞은 홍대 터줏대감 '롤링홀'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대출로 근근이 공연장을 꾸려나갔지만 기획한 공연이 대부분 엎어지면서 직원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김천성 롤링홀 대표는 "제가 알기로는 홍대에 있는 80여 개 공연장 중 20개 정도가 폐업했다.

    1∼2월에 다른 곳들도 (폐업을) 예상하더라"며 "솔직히 롤링홀도 존폐의 갈림길에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 인디신이 위태롭다…코로나19에 홍대 공연장 줄폐업
    그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진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의 방역 지침이 크게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현행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연극·뮤지컬·영화 등은 관객의 좌석 띄어 앉기만 지키면 되지만 대중음악 공연장의 경우 50인 이하로만 운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과 아티스트를 제외하면 30장 대의 티켓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을 내면서 공연을 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있어서 대중음악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도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김 대표는 "2.5단계 기준을 만들 때 누구의 조언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공연장을 10년 이상 한 사람을 불러서 실태조사를 해야 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그 어떤 곳에서도 조사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대 라이브공연장 대표들은 이달 중 '한국대중음악공연장협회'(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대책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김천성 대표는 "소규모 공연장에 50인 미만 집합 금지 조치를 풀고, 한 칸 띄어 앉기로 운영을 하도록 허용해줘야 한다"며 "온라인 공연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장비 등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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